올들어 국산 PC용 게임소프트웨어가 잘 팔리고 있다.
매달 시장에 쏟아지는 게임소프트웨어는 약 40종. 이 가운데 국산 게임은많아야 3∼4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수입한 외산제품이다.
따라서 그동안 시장을 주도하고 있던 게임소프트웨어도 대개가 해외에서제작된 것들이었다. 1만카피 이상 판매된 히트제품의 경우 거의 전부가 수입제품이며 따라서 게임유통업체나 각종 게임잡지에서 집계하는 게임판매순위의 상위권도 모조리 이들 제품이 휩쓸다시피해왔다.
국산 게임이 수적으로도 열세인데다 게임의 재미나 완성도면에서 수입제품에 비해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기업을 비롯해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은 국내 개발사들을 외면한채 앞다퉈 해외로 나가 판권확보 경쟁에 열을 올려왔다.
그러나 올들어 이같은 상황이 크게 바뀌고 있다.
지난해말 이후 출시된 국산 게임소프트웨어중 10여종 이상이 게임마니아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소프트맥스가 개발해 지난해 12월 출시한 국내 최초의 시뮬레이션 롤플레잉게임(RPG)인 「창세기전」은 국산 게임소프트웨어로는 드물게 정품으로만1만5천카피 이상 판매되는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 제품은 국내뿐 아니라 일본업체들로부터도 상품성을 인정받음에따라 일본의 모 업체와 유리한 조건으로 수출계약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소프트라이가 개발해 출시한 RPG인 「포인세티아」도 당초 예상을 깨고 1만1천카피 이상의 높은 판매고를 기록,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타프시스템이 개발해 연초 선보인 레포츠게임인 「낚시광 2」는 전편의 인기를 등에 업고 9천카피 이상 판매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 게임은특히 1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이 제품을 구입, 게임사용자층의확대에 크게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미디어가 개발한 어드벤처 액션게임인 「돌아온 영웅 홍길동」은 8천카피 이상 판매돼 영화흥행 못지않게 게임으로도 성공, 눈길을 끌고 있다. 네스코가 개발사 엑스텍을 통해 국내 최초로 3D로 제작한 격투게임 「리얼파이터」도 초기물량 8천카피가 모두 소진됨에 따라 현재 2천카피 정도 추가제작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트리거소프트가 개발한 리얼타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충무공전」을 비롯해 동서조이컴의 「수퍼트리오」, 네스코의 「루어낚시」, 코리아셀렉트웨어의 「트레이서」 등 다수의 국산 게임이 출시된 지 1∼2달 사이3천∼4천카피 정도의 초기물량을 소화해내며 기대 이상의 판매호조를 보이고있다.
이처럼 국산 게임이 마니아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자 그동안 수입제품 공급에 주력해온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국내 개발사들로 점차 발길을 돌리고있다.
S&T온라인이 개발해 삼성전자가 지난달부터 시판하고 있는 「크레센츠」의경우 「크레센츠」 팬들이 PC통신에 포럼을 개설하고 공동구매를 추진할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제품은 특히 4월 비수기에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판매호조로 출시 한달만에 7천카피 정도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 게임소프트웨어를 미국 및 대만 등지에도 수출한다는방침아래 현재 번역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같은 시기에 출시한 「마이러브」도 현재 5천카피 이상 판매됐는데 초등학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어 5월5일 어린이날 특수에 기대를걸고 있다.
삼성전자 멀티미디어사업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 개발된 국산 게임들이기획이나 시나리오를 비롯해 그래픽·배경음악·프로그래밍 등 모든 부문에서 미국 및 일본 제품에 비해 크게 손색이 없을 정도로 수준이 향상됐다』며『앞으로도 국산 게임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종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