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중음악계가 「보이밴드」열풍에 휩싸여 있다. 귀여운 외모에 노래와 춤실력을 갖춘 10대 소년그룹들이 음반사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90년대 들어 힙합, 하우스뮤직, 테크노댄스 등의 댄스류 음악이 인기장르로 등장한 데다 「몰려다니는」 10대 소녀들이 음반시장의 주 구매계층으로 떠오르면서 3∼5명의 춤 잘추는 미소년들을 묶어놓은 댄스그룹이 확실한 흥행 보증수표이자 손쉬운 상품프로젝트로 취급받고 있는 것이다.
보이밴드 열풍의 시조격인 뉴 키즈 온 더 블록(5인조),테이크 댓(4인조)은 물론이고 최근에도 엔씽크(5인조)의 「I Want You Back」,911(3인조)의 「Bodyshaking」,휴먼 내이처(4인조)의 「Last Christmas」,콧 인 비 액트(4인조)의 「Babe」,보이존(5인조)의 「Words」등이 국내를 비롯한 전세계 음악시장을 공략중이다.
특히 12∼16세의 3인조 형제그룹인 핸슨 브러더스는 「mmmBop」으로 97년도 빌보드 앨범차트 6위권을 점령하며 전세계 음악팬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물론 핸슨 브러더스는 직접 작사, 작곡, 연주하기 때문에 재주 부리는 곰(?)으로 취급할 수 없고 장르 또한 댄스류에 편입시키기에는 무리지만 10대 미소년들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들의 뒤를 이어 파이브,email 등의 영어권 국가와 유럽지역의 남성 5인조 보이밴드들이 속속 데뷔하고 있으며 곧 국내에도 상륙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HOT,잭스키스 등의 보이밴드가 음반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HOT(5인조)는 2집앨범 「행복」이 1백50만여장 판매돼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고,젝스키스(6인조) 역시 2집앨범 「기사도」가 70만여장이 팔리는 등 침체된 국내 음반경기와 무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외에도 구피(3인조),우노(3인조),스크림(3인조),TNB(6인조),솔트(4인조),GQ(4인조)등의 신, 구 미소년 밴드들이 인기정상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아직 걸(girl)밴드라는 조어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음악팬을 몰고다니기는 10대 미소녀 그룹도 마찬가지. 영국출신 5인조 여성밴드로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파이스걸스가 대표적이다.
스파이스걸스 음반은 전세계 시장에서 1집 「스파이스」가 2천만여장(국내 27만장),최근 발매된 2집 「스파이스월드」가 12월 현재까지 8백만여장(국내 10만장)이 팔려나가는 등 베스트셀러 행진을 하고 있다. 이 그룹의 열풍 또한 대단해 스웨덴,스페인,독일 등 유럽 전역과 북미권에서 스파이스를 흉내낸 그룹들이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음반직배사의 한 관계자는 『10대 미소년,미소녀 그룹들의 인기열풍이 뜨거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의 「생명력」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음악적 역량보다는 감각적인 자극에 치중하기 때문에 「반짝 인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