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누구나 바쁘겠지만 특히 바쁜 사람들이 대입 수험생들이다. 다음달 초부터 시작되는 대입전형에 맞춰 실력과 적성을 고려해 대학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의 문의 넓어져 선택의 폭도 그만큼 커졌다는 것이 올해 대입전형의 특징. 자신에게 맞는 적성과 실력을 고려해 대학을 선택한다면 보람찬 대학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대학이 등장해 대학입시생들의 앞길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고교졸업 후 대학 진학의 길을 포기한 만학도들에게도 새로운 배움의 장으로 환영받고 있다. 바야흐로 시공을 초월한 평생교육의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 안에 인터넷 졸업장(?)이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인터넷을 이용해 학사와 전문학사 학위를 딸 수 있는 사이버대학 9개가 국내 최초로 개교한다. 모집인원은 총 6220명. 사내대학 형태의 삼성반도체대학을 포함하면 10개교다.
학사 학위과정 중 대학간 컨소시엄을 통해 만들어진 대학은 △성균관대 등 14개 대학이 참여해 인터넷 콘텐츠학과 등 4개 학과 800명을 모집하는 「열린사이버대학(OCU)」 △연세대 등 36개 대학이 벤처경영학과, 법학과 등 5개 학과 900명을 모집하는 「한국사이버대학(KCU)」 △고려대 등 7개 대학이 7개 학과에서 900명을 선발하는 「한국디지털대학(KDU)」 △동아대 등 8개 대학이 참여해 4개 학과 800명을 모집하는 「서울디지털대학(SDU)」 등 4개교다.
또 경희대가 「경희사이버대학」(4개 학과, 800명 모집), 세종대가 「세종사이버대학」(5개 학과, 500명 모집), 민간법인 동오재단이 「서울사이버대학」(2개 학과, 900명 모집)을 설립하는 등 학교법인이나 재단법인이 단독으로 설립한 대학이 3개다.
전문학사 학위과정은 경북 외국어테크노대학이 만드는 「경북사이버대학」(3개 학과, 120명 모집), 한성신학교가 만드는 「세계사이버대학」(5개 학과, 500명 모집) 등이 있다. 삼성전자가 종업원을 위한 사내대학으로 신청한 「삼성반도체공과대학(SSIT)」에 대해서도 설치를 인가했다. 삼성반도체공과대학은 디지털공학과, 디스플레이공학과 등 2개 학과에 전문학사 과정 65명을 종업원 중에서 선발할 예정이다.
이들 사이버대학은 모집요강이 발표되는대로 신입생 유치에 나설예정으로 벌써부터 입시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인터넷으로 유학도 갈 수 있다. 이아카데미홀딩스(http://www.eacademy.ac)는 싱가포르 교육 전문업체인 인포메틱스(http://www.purpletrain.com)와 제휴를 맺고 미국·영국·호주 등 세계 49개 대학을 네트워크로 연결한 「국제 사이버대학 서비스」를 내년 1월에 시작한다.
이곳을 이용하면 미국 버클리대, 영국 런던대, 호주 멜버른대 등 세계 49개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다. 고교 졸업장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입학이 가능하다. 2년의 준학사 과정을 마치면 수강생은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의 편입전형을 거쳐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도 편입이 가능하다.
성적평가는 영국 캠브리지대 교육위원회와 옥스퍼드대 특별상임위원회가 출제하는 시험을 오프라인상에서 치르면 된다. 이아카데미는 국내 수강생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도록 한국어 강좌,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학위 취득비용도 준학사 과정 2년 동안은 연간 300만원 정도, 온라인 편입 이후에는 700만원 정도로 계획하고 있어 오프라인 교육보다 40% 이상 저렴하게 책정될 예정이다.
엠비존닷컴(http://www.mbzone.com)은 미국 인디애나대학 온라인 MBA 과정을, 제이앤비(http://www.english.com)는 미국 바링턴대와 학·석사 과정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엠비존닷컴이 인디애나대 켈리경영대학원과 제휴해 도입한 이 과정은 켈리대학이 지난해 1기생을 모집한 신생 프로그램이다.
등록방법과 수강방법이 다를 뿐 학위취득 과정은 오프라인과 같다. 지원자격은 토플 550점 이상, GMAT 550점 이상이다. 수강생이 원하면 온라인 MBA 수강생이 언제든지 오프라인 MBA 강의로 전환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제이앤비는 미 앨라배마에 있는 사이버대학인 바링턴대와 학·석사 과정을 개설했다.
바링턴대는 우리나라 방송통신대와 비슷한 미국의 온라인대학으로 앨라배마주 교육부와 국제대학연맹의 인증을 받았다. 평균 3∼4년이 걸리는 학사학위는 고졸 이상의 학력을 마친 사람이면 지원할 수 있다. 학사학위에 필요한 총 비용은 4000달러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