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상품권은 문화산업을 일으킨 일등공신 가운데 하나입니다. 문화상품권은 영화, 연극 등 문화상품 소비를 촉진한 하나의 소비 인프라로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문화상품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습니다.”
문화상품권 발행을 주관하는 한국문화진흥 김준묵 사장(47)은 “문화상품권은 문화의 대중적 소비를 촉진시킨 또 다른 문화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지난 98년에 처음 선보인 문화상품권은 지난 17일 도서상품권 등 경쟁 상품권을 제치고 5000만장 판매 돌파를 기록해 1국민 1상품권 시대를 열었다.
김 사장이 문화상품권을 문화 인프라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고속도로가 물품수송을 용이하게 해 시장을 키운 것처럼 문화상품권도 문화관련 상품의 매매가 활발히 일어나도록 해 문화관련 업계의 매출 확대에 기여한 사회간접 자본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유가증권인 문화상품권은 돈과 같이 사용되나 사용처를 음반·영화·도서·연극 등 문화상품으로 제한해 문화관련 상품의 소비를 유도해왔다. 실제로 영화 관람비의 5%, 도서 구입비의 2∼3%가 문화상품권으로 지급되고 있다.
사회과학 서적을 주로 펴냈던 출판사 ‘미래사’(현 미래M&B)의 사장이었던 김 사장이 문화상품권에 관심을 가진 것은 10년도 더 넘은 일이다.
지난 88년 정부의 과소비 억제책의 하나로 상품권 발행이 중단돼 그의 머리속에 가득차 있던 상품권 사업계획서는 물거품이 되는 듯했다. 이후 제도 변화로 90년 도서상품권 발행이 가능해졌으나 그나마 두산계열이 도서상품권 사업을 따내면서 두번째 기회마저 놓치고 97년이 되어서야 문화상품권 발행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게 됐다.
한국문화진흥은 전국극장연합회, 한국연극협회, 영상음반협회, 웅진미디어, 지구레코드, 학전 등 29개 문화관련 단체 및 업체가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한 회사로 97년 결성돼 현재까지 문화상품권 시장을 키우고 있다.
출발은 늦었지만 김 사장의 예측과 바람대로 문화상품권은 급속히 성장했다. 상품권 발행 첫 해인 98년에는 210만장(105억원), 99년 760만장(380억원), 2000년 1330만장(665억원), 2001년에는1700만장(850억원)을 판매했고 올해는 전년대비 30% 증가한 1000만장이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판매액을 더해보면 2500억원에 이른다.
“우리나라 접대와 경품 시장을 합치면 20조원에 달합니다. 이중 일부만 문화상품권 고객으로 끌어들이면 엄청난 시장이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
김 사장은 최근 문화상품 포털사이트 ‘컬쳐랜드’(http://www.cultureland.co.kr)를 새로 개설하면서 사업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