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가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세를 불러오며 증시가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지난주 욱일승천의 기세를 보여주던 미국 증시가 ‘고용 없는 경제 회복’의 암운이 드리워지며 조정 양상을 보인데다 태풍으로 인한 경제 회복의 지연 우려가 제기되며 국내 증시의 상승세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태풍 ’매미’가 남기고 간 후폭풍의 영향으로 15일 증시에선 손해 보험·석유화학 등 업종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빛과 그림자는 항상 함께 있는 법. 건설·시멘트·철강 등 업종은 수혜주로 부각되며 강세를 보였고 항만용 크레인 제어시스템 공급 업체인 서호전기는 부산항 크레인 설비 공사 납품 기대감으로 일찌감치 상한가에 진입하기도 했다. 태풍이란 큰 재앙이 증시에 미친 명암은 이처럼 천양지차로 달랐다.
태풍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단기적인 영향 못지 않게 중요한 게 장기적인 영향이다. 증권가에선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장기적으로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부상하려는 국가 전략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한투증권 김재은 이코노미스트는 “태풍이 경제내 시스템 문제가 아닌 일종의 외부 충격이기 때문에 산업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수출입의 원활한 소통을 지원하는 물류시스템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교보증권 역시 부산항의 화물연대파업에 이은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해외 선사들의 부산항 이용이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때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가뜩이나 화물 연대 파업 등으로 우리 물류 시스템에 대한 외국계 선사 및 물류 업체들의 불신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같은 재앙이 발생해 △수출입 차질 △물류 비용 증가 △중국 상하이 등 경쟁 항만으로의 물류 이동 등이 걱정스럽다는 게 증권가의 일반적인 반응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