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제는 게편, 태풍은 폭풍 편’
태풍으로 하루씩 순연돼 진행된 프리미어리그. 가랑비가 내리는 태풍의 끝자락에서 펼쳐진 임요환과 홍진호의 대결은 ‘폭풍저그’ 홍진호(KTF)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역시 장마 뒤 몰아치는 태풍은 철저히 폭풍의 편이었다.
9일 부산 벡스코에서 벌어진 ‘테란의 황제’ 임요환(SK텔레콤T1)과 ‘폭풍 저그’ 홍진호의 라이벌전. 임요환은 초반 머린 4기로 홍진호의 멀티를 확인하며 압박해 들어갔다.
하지만 홍진호는 임요환이 더블커멘드라는 사실을 확인하자 뮤탈리스크 테크를 타며 경기의 분위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임요환의 앞마당을 뮤탈로 계속 괴롭혀 주며 승기를 잡은 것.
홍진호는 이어 가디언과 울트라리스크 테크를 올려 나갔다. 반대로 임요환은 뮤탈의 끊임없는 견제에 앞마당에 발이 묶여 진출조차 어려운 상황. 홍진호는 가디언 4기로 앞마당을 공격해 들어갔다.
이에 임요환이 레이스로 가디언 사냥에 나서자 홍진호는 어느 틈엔가 대규모 병력을 모아 몰아치기 시작했다. 이른바 ‘폭풍러시’. 홍진호는 임요환의 앞마당 멀티와 본진을 마치 태풍이 지나간 자리처럼 토초화 시키며 승리를 일구어 냈다.
홍진호로서는 기분 좋은 출발이었고, 소속팀인 KTF매직앤스로서는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경기 전승’이라는 기념비를 세우는 자리가 됐다.
홍진호는 “테크트리를 올릴 수 없어서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뮤탈로 앞마당을 견제한 것이 주효했다”며 “이번 시즌에는 뭔가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결승까지 가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순기기자 김순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