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허 무결정결함 실리콘웨이퍼 사용 길 열려

 특허 분쟁에 휘말려 자칫 아시아권 반도체 공장(팹)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국한될 뻔했던 무결정결함 실리콘웨이퍼(일명 슈퍼 실리콘웨이퍼·삼성전자 고유특허보유)가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전세계 팹에서 사용할 수 있게 돼 세계 반도체 업계의 생산성이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7일 국내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법정(담당판사 샌드라 브라운 암스트롱)은 “미 웨이퍼 업체인 MEMC의 무결정결함 실리콘웨이퍼 제조기술 특허(미국 특허번호 5,919,302)는 무효며 미국 MEMC가 제기한 일본 섬코의 무결정결함 웨이퍼의 특허 침해 조사 결과, 섬코는 MEMC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일본 웨이퍼 업체인 섬코는 삼성전자의 특허 기술을 이전받아 무결정결함 실리콘웨이퍼를 제조하고 있는 곳으로, 지난 2002년 삼성전자의 텍사스 오스틴공장에서 사용하는 자사의 무결정결함 웨이퍼에 대해 미국 MEMC가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자 MEMC 특허 무효 소송으로 맞대응했다.

 무결정결함 실리콘웨이퍼는 박재근 한양대 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가 삼성전자 재직시인 지난 99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국내외 웨이퍼 업체들에 기술을 이전하면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고집적반도체용 웨이퍼로,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이미 활용되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에서는 미국 웨이퍼 업체인 MEMC의 특허 소송으로 사용에 제약을 받아왔다.

 그러나 4년여를 끌어 온 특허 분쟁에서 섬코가 승리함에 따라 전세계 반도체 업계와 웨이퍼 업계는 삼성전자 특허기술을 채택한 무결정결함 실리콘웨이퍼의 사용과 판매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무결정결함 실리콘웨이퍼 확보 및 반도체 소자 수율 향상을 위해 개발한 이 기술을 수백만 달러의 기술 라이선스를 받고 일본 웨이퍼 제조사인 미쓰비시 머티리얼실리콘(현재 섬코), 신에츠 반도체, 국내 실리콘 웨이퍼 제조사인 실트론 등에 기술 이전한 바 있다.

 심제이 삼성전자 특허팀장(상무)은 “무결정결함 실리콘웨이퍼가 미국에서도 범용화되려는 순간에 MEMC가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해 지난 2∼3년간 상용화가 더디게 진행됐다”며 “삼성전자로서는 이번 판결로 기술을 이전했던 웨이퍼 업체로부터 충분한 물량의 무결정결함 웨이퍼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된 데 의미가 있으며, 향후 추가 로열티 수익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