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계 이안 감독의 ‘색, 계’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고 그랑프리인 황금사자상과 촬영상 2개 부문을 석권한 작품이다. ‘브로크백 마운틴’ 이후 동일한 감독의 작품이 2년 만에 또 다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선한 남자의 대명사인 양조위의 악역 변신과 여주인공을 맡은 신인 배우 탕 웨이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두 사람은 적대감과 경계심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관계가 치명적인 사랑으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과 격정적인 감정의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장면을 완성도 높은 연기력으로 살려냈다.
중국 본토에서 상당 부분이 잘려나간 작품의 원본을 보기 위해 위해 중국 관광객들이 국경절 연휴기간에 홍콩에 들러 극장에서 줄을 서서 표를 구매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국 온라인 VOD서비스는 무삭제판으로 상영된다.
◆트루크라임(True Crime, 1999)
트루 크라임은 배우에서 감독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1999년 작품이다. 한 때 잘나가는 신문기자였던 스티브 에버릿은 알코올중독과 여러가지 말썽으로 오클랜드의 한적한 신문사로 이직하게 된다. 어느날, 동료 여기자가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스티브는 편집장의 요구로 사건을 취재하게 된다. 범인으로 지목돼 사형선고를 받게 된 흑인 전과자는 스티브에게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게 되고, 사건이 조작 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스티브는 12시간의 사형 집행 시간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진범이 누구인가를 파헤쳐 나간다.
9년 전 영화지만 한국 관객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탄탄한 스토리와 구성으로 2시간의 런닝타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사랑의 레시피
어머니에게서 자신의 요리 모든 것을 배웠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워커홀릭 케이트는 자신의 요리에 큰 자부심을 가진, 뉴욕 맨하튼의 대형 레스토랑의 총 주방장이다. 여자의 몸으로 주방을 진두 지휘하는 그는 요리의 처음에서 끝까지가 자신이 진두지휘해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철두철미하다.
결벽증에 가까울 만큼 철저한 케이트는 어느날 언니의 죽음으로 남겨진 조카 조이와의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게다가 그녀가 주방을 비운 사이 자신의 자리를 턱 하니 꿰차고 앉아 주방의 분위기까지 확 바꿔버린 남자 닉까지. 케이트의 삶은 하나씩 바뀌어 간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세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완벽한 한 팀이 된다는 내용이 가슴 한켠을 따뜻하게 한다.
이수운기자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