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전기차 배터리 회사가 국내 중견 리튬이온전지 회사 에너테크인터내셔날(옛 새한에너테크)을 전격 인수했다. 급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감당할 아시아 생산기지를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는 에너원(대표 찰스 가젠하이머)은 27일(현지시각) 에너테크인터내셔날(대표 이재봉)의 지분 83%를 주식교환(보통주 500만주, 신주인수증권 256만주)과 현금 60만달러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에너원은 미국 내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배터리 분야의 선두업체로 세계 곳곳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 에너원은 이를 계기로 한국과 미국의 배터리 제조라인을 대폭 확대해서 연간 7억달러어치, 전기차 4만5000대와 하이브리드카 45만대 분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에너테크인터내셔날은 지난 2001년 새한 전지사업부에서 분사한 기업으로 2차전지 패키지에서 두각을 나타내다가 최근 부가가치가 높은 리튬이온 셀, 전극 제조에 주력했다. 지난해 매출은 600억원대, 수출 비중은 70%에 이른다. 에너테크는 주거래처 삼성전자가 휴대폰 배터리 공급처를 중국으로 이전하자 전기차 배터리에 회사역량을 집중했다. 에너원의 자회사와 제휴해 내년 초 유럽의 전기차 제조사 싱크 글로벌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량 공급하는 계약을 하기도 했다.
에너원은 이번 인수계약에 대해 에너테크인터내셔날이 전기차 배터리의 발열, 수명 문제를 극복할 특허기술과 뛰어난 연구진, 생산시설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찰스 가젠하이머 에너원 대표는 “세계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시장은 오는 2012년까지 지금보다 5배 성장한다. 에너테크와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잠재수요는 연간 200억∼300억달러에 이르지만 가전분야 수요는 연 70억달러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에너테크인터내셔날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에서 우리가 세계 정상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에너원을 통해서 해외 전기차시장에 배터리 수출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