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위에 가는 동(銅)선을 감아 휴대폰안테나를 만드는 기술이 나왔다. 제조비를 25% 이상 절감하며, 성능을 10∼20% 높였다. 불량률이 거의 없으며 안테나에서 나오는 전자파 차폐를 위한 정전기(ESD) 부품이 필요하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개발기간도 일반 안테나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자동화공정을 활용해 수작업도 최소화했다.
휴대폰안테나업체 에스비텔콤(대표 장응순 www.sbtelcom.com)은 0.2㎜ 지름의 동선을 자동 권선해 생산하는 ‘스텔스 안테나’를 개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한다고 24일 밝혔다. 지금까지 휴대폰안테나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폴리카보네이트(PC) 위에 두꺼운 금속물을 붙여 만들었다. 안테나에 수신되는 전파를 전기로 변환하려면 금속특성을 가진 물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이 작업을 했다.
스텔스안테나는 권선을 기계가 해 자동화할 수 있다. 여기에 금속물 대신 미세 동선을 이용, 제조비를 25% 이상 절감했다. 개발기간도 일반 안테나가 3개월인데 비해 2개월 미만이다. 동선을 다시 감으면 안테나 패턴도 변형할 수 있어 설계 대응이 빠르다. 불량률은 ‘0’에 가깝다. 송수신감도와 출력도 기존 기술과 비교할때 10∼20% 우수하다. 일반 안테나에선 사람이 손으로 휴대폰을 잡으면 주파수가 달라지는 현상(핸드이펙트)이 있는데, 스텔스 안테나는 이마저도 없다. 안테나 전자파 때문에 필요한 ESD부품도 필요없다.
장응순 에스비텔콤 사장은 “안테나 제조 추세를 바꾸는 획기적인 기술”이라면서 “해외 고객사들이 직접 제품을 써보고 가격이나 성능 측면에서 감탄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에스비텔콤은 9월부터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일본·중국·홍콩 등에 수출했다. 물량은 이달 월 40만개로 늘어났다.
장응순 사장은 “과거 안테나를 만드는 신기술들이 나왔지만, 결국에는 실패로 돌아갔다”면서 “스텔스안테나는 실제 제품에 사용, 품질 검증이 끝난 상태여서 국내 고객사들도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에스비텔콤 측은 메인 안테나에 이 기술을 우선 적용했다. 앞으로 DMB·블루투스 안테나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에스비텔콤은 지난해 3월 내비게이션 신사업의 실패로 부도를 내 워크아웃 중인 기업이다. 올들어 경영상황이 개선돼 내년 3월 워크아웃을 졸업할 예정이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