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만족을 통해 고객을 만족시키자.”
어느 회사, 어떤 대표나 내세울 수 있는 평범한 경영방침이다. 하지만 누구나 말할 수는 있지만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콜센터 솔루션 전문기업인 브리지텍 이상호 사장(50)은 내부 직원들의 평가로 볼 때 이런 경영 방침을 충분히 실행하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다.
이 회사에는 연간 영업 목표가 없다. 대신 모든 영업 목표는 한 달 주기로 세워진다. 한 달이 지나면 회사와 직원들 간 목표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수시로 수정해 간다. 비즈니스는 개인이 목표를 강제로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사장부터 영업대표(이 사장이 모든 직원을 영업대표라고 표현한다)까지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브리지텍은 표준 품을 파는 회사가 아닙니다. 연구소·개발본부·영업본부 등 회사의 전체 조직이 힘을 합쳐야 성과가 나오는 구조입니다. 어느 개인의 역량으로 달성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영업의 성패 역시 개인의 몫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회사의 목표 관리도 관리목표·약속목표·기대목표 3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목표에 대한 진입과 퇴출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프로젝트가 생기거나 없어지는 부분은 직원 개인의 역량에 따른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적으로 억압하지 않는다.
정말 회사가 어려워져 구조조정이 필요하면 나중에 들어온 직원들부터 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회사가 오랜 기간 동고동락한 직업들에 대한 최소한의 신의다.
“임직원들이 회사의 발전과 성장에 동참했을 때 손해 보지 않게 한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상장할 때 우리사주를 사기 위해 받았던 대출금에 대한 이자도 회사에서 2년간 전액 지원했습니다.” 직원들이 10원도 손해 보지 않게 하겠다는 게 이 사장의 원칙이다.
직원들에 대한 성과배분과 복리후생도 남다르다. 경상이익의 10%는 무조건 전 직원에게 지급한다. 성과에 따른 배분이 아니라 평상시 받는 월급 비율대로 나눈다. 승진은 빠를 수 있지만, 성과는 같이 공유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올해는 직원들을 위해 1억원을 들여 캠핑카를 샀다. 이용 대상은 기혼자이면서 3년 이상 근무한 사람이다.
이 사장은 운전기사가 없다. 아침 일찍 출근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채용에도 어려움이 있지만, 기사 고용 비용을 다른 곳에 쓰기 위해서다. 기사 고용에 들어갈 인건비는 매년 여름 직원 자녀의 호주 어학캠프 지원 비용으로 사용한다. 올해도 대상자 7명이 다녀왔다. 4년째 이어오고 있고 3년간 더 할 예정이다. 3년간만 더 운영하는 이유는 사내 모든 복리후생 정책에 적용되는 7년 일몰제 때문이다. 넘치는 복리후생으로 인해 오히려 회사가 어려워지는 걸 막기 위해서다.
회사의 경영에 있어서도 끊고 맺음이 명확하다. 2년 전 상장이후 회사는 오히려 외부활동을 극도로 자제했다. 상장 직후 망가지는 회사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다. 2년 간 내실을 다지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6년 연속 흑자를 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성장을 위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2년의 잠행 기간 동안 콜센터 솔루션을 A부터 Z까지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전체 직원 141명의 75%가 엔지니어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성과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시장까지 적극적인 공략에 나선다. 지난 달 영문 홈페이지 오픈이 신호탄이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도 멈추지 않는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10% 이상이 다운로드 받은 애플리케이션 ‘콜센터전화번호부’와 같은 경우다.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물결에 맞춰 콜센터라는 전문영역에서의 새로운 가치를 찾는 작업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새로운 사업에 대한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도전을 장려하고 있다. 물론 전문분야인 콜센터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명확한 전략 때문이다.
“어떤 전략을 구사하든 사람과 기술 중심의 회사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직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그리고 그 행복이 고객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