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4세대(G) 통신시대다. 국내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앞다퉈 4G 서비스를 약속하고 있고, 일부 서비스 권역이긴 하지만 7월부터 실제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와이브로는 이미 서비스 중이다.
4G가 대세다. 스마트폰의 영향력이 크다. 스마트폰은 PC를 손 안으로 가져오는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 이미 데이터 이용량만으로도 PC를 제쳤다. 스티브 잡스의 말대로 PC시대의 종언이 임박했다.
통신시장 주도권이 서비스사업자에서 스마트폰 제조기업으로 넘어갔다. 콘텐츠 제공자들도 마음대로 조종하지 못하게 됐다. 조기에 4G 경쟁 구도도 가시화됐다.
말 그대로 3G망 기반의 수익 극대화 전략에 취해 있던 사업자들은 결국 4G 설비경쟁으로 내몰렸다. 폭증하는 데이터서비스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데다 무선인터넷에 특화된 와이브로를 견제할 필요성도 커졌다.
와이브로가 무엇인가. 지금의 스마트폰 시대, 무선인터넷 시대에 최적인 서비스로 우리나라가 5년 전 세계 처음으로 상용서비스에 들어간 혁신적인 서비스다.
초고속 휴대인터넷이란 기치가 바로 그것이다. 말 그대로 올아이피(ALL IP) 시대의 결정판이다. 인터넷프로토콜(IP) 망은 이제 데이터뿐만 아니라 음성까지 실어 나른다.
그러나 사업자들이 외면했다. 눈 앞의 수익구조를 위협한다는 ‘단기적’인 이유다. 와이브로의 킬러서비스가 음성통신(VoIP, mVoIP)이기 때문이다.
기존 사업자들의 이해와 맞아떨어질 수 없는 구조다. 유·무선은 물론이고 이전의 모든 서비스를 IP망으로 통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기존 사업자들의 LTE 행보는 더딜 가능성이 많다. LG유플러스의 행보가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SK텔레콤으로서는 급할 게 없다. KT 역시 와이브로를 활용할 수 있는 이상 마케팅 요소를 빼면 LTE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 천천히 길게 가자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신규 사업자가 아니면 이러한 기득권 구조를 깰 수 없다.
‘메기론’은 그래서 유용하다. 미꾸라지를 기를 때는 메기를 연못에 풀어 넣어 함께 길러야 건강한 미꾸라지를 얻는 법이다. 신규사업자가 메기처럼 저가격과 혁신 서비스로 시장을 휘저어야 경쟁이 활성화된다.
이른바 신유효경쟁론이 그것이다. 유효경쟁 정책이 기존의 후발사업자를 배려한 정책이었다면 이제는 ‘힘 있는’ 신규 사업자를 활용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기존 사업자도 살고 무선인터넷 생태계도 만들어진다.
변화와 혁신이 없이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우리가 주저하는 사이 글로벌 경쟁 업체들은 기술발전을 주도하며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방법론으로서의 신유효경쟁론은, 그래서 한 번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박승정 통신방송산업부 부국장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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