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 전기차 보급 선결과제

 최근 몇 년간 자동차 산업은 환경 규제 강화로 시장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각국의 그린카 개발경쟁 또한 치열하다.

 정부는 2010년 12월 제10차 녹색성장위원회에서 범정부 차원의 그린카 발전 로드맵을 발표했다. 2015년까지 120만대를 생산해 90만대를 수출하고, 국내 시장의 21%를 그린카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특히 관련 업계는 그린카 중에서도 전기차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등 사업성 확보에 관심이 높다. 그런데 전기차 산업을 정부의 로드맵대로 진행하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가장 중요한 필수조건은 가격, 성능, 충전 인프라 구축이다. 전기차 가격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고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소한 기존 가솔린 차량의 2분의 1 수준은 되어야 한다. 현재 1회 충전거리 140㎞에서 최소 200㎞로 늘려야 한다는 계산이다. 최고속도는 140㎞/h 이상은 확보돼야 한다.

 이러한 초기시장 형성단계에서 기업만의 능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업이 생산한 전기차를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여기서 나온 이윤으로 기술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보조금, 세제지원 등 정부 지원이 필수다.

 현재 공공보급에 한정해 2011~2012년 생산 전기차(EV)에 대해 2000만원 한도 내에서 가솔린 차량 가격차의 50%를 지원한다. 문제는 민간보급이다.

 정부는 2012년부터 세제지원, 보너스·부담금제도, 보조금 등 다양한 인센티브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차량 구매 시 적용하는 개별소비세, 교육세, 취득·등록세, 공채매입비 등을 하이브리드카(HEV)와 동일한 조건으로 지원해야 한다.

 다양한 충전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 전기차 보급은 전기차 운행과 관련된 충전 시스템 구축이 시장형성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며, 정부 지원 없이 실현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가정이나 직장 등에서 장시간 충전할 수 있는 완속충전기, 도로 주행 시 필요한 급속충전기, 배터리만 교환하는 배터리 충전소를 소비자 수요에 맞게 적절히 설치해야 한다.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로 전력수요가 증가할 경우 발전단가가 높은 국내탄, 유류, LNG 등 일반부하 발전기의 가동 증가로 전기요금 상승이 예상된다. 전기자동차 보급에 따른 전기수요 확보 문제도 짚어 보아야 한다. 이 밖에도 전기자동차 충전에 따른 전력사용을 최적화하기 위해 충전 인프라와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사업의 연계도 필요하다.

 이렇듯 전기차 보급확대 정책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종류 및 대상, 방법 등이 체계적으로 상호 연계돼야 하며 각종 교통정책도 함께 정비돼야 한다.

 박상진 객원논설위원·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정책자문위원 forsji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