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3년된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로 애플 주장 반격

삼성전자가 애플의 태블릿PC 디자인 침해 혐의를 부인하며 1968년작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한 장면을 제출했다. 하얀 원 내 장비가 현재의 태블릿PC와 매우 유사하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태블릿PC 디자인 침해 혐의를 부인하며 1968년작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한 장면을 제출했다. 하얀 원 내 장비가 현재의 태블릿PC와 매우 유사하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따라했다면 애플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에게 로열티를 줘야 할까?

 애플 아이패드에 대한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의 디자인 특허 침해 소송을 놓고 삼성전자가 애플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오래된 공상과학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까지 동원했다. 문제의 장면은 우주비행사 2명이 식사하는 장면에서 태블릿PC와 유사한 기기를 보고 있는 것.

 삼성전자의 반론 문서 전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특허 전문 블로그인 FOSS 페이턴트는 삼성전자가 반론용으로 이 영화의 한 장면을 사용할 계획이라는 점을 23일(현지 시각) 확인했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갤럭시탭 10.1에서 자사 아이패드 디자인을 침해했다고 미국 캘리포니아지방법원 및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상태다. 심도 깊은 분석이 필요한 다른 특허보다 빠른 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외형 디자인을 문제 삼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애플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1968년 제작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한 장면을 인용했고, 이 장면에서 나오는 얇고 긴 직사각형의 기기가 아이패드를 포함한 태블릿PC와 유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우주비행사들은 마치 책받침과 유사한, 즉 현재의 태블릿PC들과 유사한 기기를 통해 TV 뉴스를 보고 디지털 신문을 읽으며 식사를 한다. 삼성전자는 반론 문서에서 “이 장면에서 나오는 기기는 현재 태블릿PC가 디스플레이 스크린으로 일반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론이 판사에게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영화의 한 장면을 반론 자료로 제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FOSS 페이턴트의 플로리언 뮬러는 지적했다. 2011년 현재 사용 중인 태블릿PC와 거의 다를 바 없는 기기가 1968년 영화에서 소개되었다는 점 역시 흥미를 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trend@etnews.com

 

 ▶삼성전자가 제출한 문제의 영화 장면

 http://www.youtube.com/watch?v=ORq-R9hruTs&feature=player_embed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