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통신방송온라인/디지털 사이니지, 어느새 생활 속에 성큼

iMBC의 개편은 PC와 모바일을 모두 아우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iMBC의 개편은 PC와 모바일을 모두 아우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요일 아침 조조영화를 보기 위해 집을 나선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 숫자판 위에 붙은 화면에서 우리 지역 소식과 지난 밤 뉴스가 나온다. 2호선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역에는 다음 지도검색 서비스가 가능한 미디어 키오스크가 서 있다. 쉴 새 없이 광고 영상이 지나간다. 지하철을 타고 강남역에 도착. 강남대로를 따라 줄지어 선 미디어 폴이 눈에 들어온다. 화면에서 역시 영상이 흐르고 있다. CGV 영화관에 들어간다. 전광판에는 영화 소개 영상과 광고가 번갈아 가며 나타난다. 영화를 기다리느라 잠깐 커피숍에 들렀다. 알림 벨을 아르바이트생이 건네준다. 알림 벨에도 LCD 화면이 붙어 있다. 화면 속의 사람들이 움직이고, 글자가 쉴 새 없이 떠올랐다가 사라진다.

 ◇디지털사이니지?=눈을 돌리면 이제는 어디에서나 디스플레이 화면을 볼 수 있게 됐다. 그 화면에 영상을 띄워 주고 제어하는 건 누가 하는 걸까. ‘디지털 사이니지’다. 디스플레이 화면, 기계를 관리하는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이 올해부터 융성기를 맞았다.

 디지털사이니지란 공공장소나 상업 공간에서 문자·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디스플레이 화면에 보여주는 서비스를 뜻한다. 통신과 방송이 결합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어디서나 사람들의 눈을 잡아 끌 수 있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에게 영상을 통해 광고를 내보내고 싶은 기업이라면 눈독을 들일만한 사업이다.

 예를 들어 CJ파워캐스트는 전국 78개 CGV에 설치된 광고판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의 위탁을 받아서 전국적으로 같은 동영상을 내보낼 수 있다. 말하자면 CGV 영화관에 들른 관객은 이 회사가 제공하는 동영상을 본다는 말이다. 무엇보다도 통신망을 통해 전국에 있는 디스플레이를 한꺼번에 통제할 수 있어 TV 못지않은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디지털사이니지 시장 규모=지난해 전 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80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미국 AT&T, 일본 NTT 등 통신사업자와 중국 포커스미디어(Focus Media) 같은 방송사업자가 이 사업에 진출했다. 국내에서는 KT·LG유플러스·CJ파워캐스트가 진출했다.

 KT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연간 19%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09년 1000억원이었던 이 시장은 2015년이면 3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채종진 KT 기업 프로덕트 부문 본부장은 “이건 아주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라며 “KT에서만 올해 2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성장성이 좋은 사업이라는 뜻이다.

 CJ파워캐스트 역시 디지털 사이니지를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일본 티조이 계열 요코하마 부르그13 극장에는 이 회사가 관리하는 영상을 띄워주는 전광판이 있다.

 ◇우선 과제는=디지털 사이니지가 방통융합의 좋은 사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점들이 많다. 지난 2008년 행정안전부는 서울 서초구 강남역 주변 미디어 폴을 철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옥외광고물등관리법과 동법 시행령에 옥외 디스플레이에 관한 규정이 없어서 일어난 일이다.

 이은재 한나라당 의원을 비롯한 몇몇 의원들이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디스플레이가 많아지면서 콘텐츠, 운용체계(OS), 시스템 인터페이스 등을 표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디지털 사이니지 화면에 적합한 콘텐츠도 다수 제작돼야 한다.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한 광고 효과도 측정 돼야 한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보기 때문에 시청률을 산출하기 만만치 않지만 어떤 형태로든 그 효과를 입증해야 사업 모델로서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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