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최고의 포털 야후가 동네 북 신세가 된 이유

 CEO의 중도 퇴출, 이사회장 사퇴 압박, 잇단 인수설.

 불과 열흘 남짓 야후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들이다.

 한때 최고 포털로 군림했던 야후가 AOL과 더불어 인터넷 시대 변화 흐름을 읽지 못하고 몰락한 길을 걷는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포브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야후의 몰락 원인으로 비전의 부재, 새로운 가치 창출 실패, 유연하지 못한 시장 대응을 꼽았다.

 비전 수립은 캐롤 바츠 전 야후 CEO가 재임 기간 내내 골머리를 앓았던 문제다. 야후는 AOL에 비해 높은 방문자수를 유지했지만 현재 정체성은 무엇이며, 앞으로 어떤 기업이 되길 원하는지 설명할 비전은 명확하지 않았다.

 비전은 야후가 미래 비즈니스 모델을 기획하고 활로를 찾아나가는 구심점인데 캐롤 바츠는 ‘비전’이 없었다는 한계를 지적받았다. 로이터통신이 차기 야후 CEO에 가장 필요한 것이 ‘비전’이라고 꼽았을 정도로 비전의 부재는 야후의 위기로 직결됐다.

 경쟁자들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해 애쓸 동안 안주했다는 점도 몰락 요인으로 꼽힌다. 주요 수익원인 광고 시장에서 경쟁사인 구글은 디스플레이광고, 비디오광고 등으로 시장을 다각화 했다. 구글은 2007년 더블클릭을 인수했고, 2009년 자체 디스플레이 광고 플랫폼을 선보였다. 또, 유튜브를 통해서는 비디오광고 시장까지 대응했지만 야후는 특별한 혁신을 하지 않았다.

 이마케터는 2012년에 구글이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에서 12.3%로 야후(12.5%)를 바짝 뒤쫓고 페이스북은 17.7%로 야후를 능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해 야후의 시장 점유율은 14.4%로 페이스북의 12.2%나 구글 8.6%보다 훨씬 높았다.

 한 발짝 늦은 시장 대응도 지적받는 부분이다. 뉴욕타임스는 야후가 종이 매체 이용자를 웹으로 끌어오는 데는 성공했지만 모바일과 소셜네트위킹서비스(SNS)로 옮겨가는 이용자는 잡지 못했다고 논평했다. 경쟁자인 구글이나 신생기업이나 다름없는 페이스북이 새로운 플랫폼에서 사람들이 뉴스를 소비하는 시스템을 개발 했지만 야후는 전혀 이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피터 코핸 포브스 기고자는 “가치 창조의 실패는 야후의 영광된 시간이 백미러 안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