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폰이 돌아온다. 세계 정상의 휴대폰업체 노키아가 선봉에 선다. 안드로이드폰에 주력해온 삼성전자도 이 대열에 가세한다.
세계 소프트웨어와 휴대폰 시장을 호령하던 왕년의 스타기업이 손잡고 대반격에 나서는 셈이다. 구글 안드로이드폰과 애플 아이폰으로 양분된 스마트폰 시장이 윈도폰 등장으로 본격 삼국지를 맞을 전망이다.
노키아는 26일(현지시각) 영국에서 ‘노키아 월드’를 열고 MS 최신 운용체계(OS) ‘윈도폰7.5(망고)’를 탑재한 첫 번째 스마트폰을 발표한다. 이날 발표회에는 ‘노키아800’으로 알려진 전략폰을 비롯해 다수의 윈도폰이 소개될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7면
노키아는 이를 시작으로 유럽·북미·아시아 등에 순차적으로 윈도폰 판매에 본격 돌입한다. 한국에서는 오는 12월 KT를 통해 국내 최초로 윈도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노키아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노키아가 윈도폰 판매를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HTC·소니에릭슨 등 경쟁사들의 윈도폰 출시 러시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이 삼성전자 윈도폰 출시 검토에 돌입했다. KT가 노키아 윈도폰으로 선점하려는 데 대한 일종의 맞불작전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0월 유럽에 최신 윈도폰 ‘옴니아W’ 시판에 들어갔으며 연내 국내 출시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윈도폰은 단기적으로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중걸 로아컨설팅 연구원은 “윈도폰은 당장 듀얼코어를 지원하지 않는데다 사용 가능한 앱 수가 많지 않아 한국과 같은 프리미엄폰 중심의 시장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노키아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신흥국과 유럽 오픈마켓의 중저가 시장에서는 제법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적으로는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iOS 등과 치열한 모바일 OS 시장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MS는 이를 위해 노키아·삼성전자 등 제조사와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특허공세로 안드로이드폰 진영을 압박하고 있다.
MS는 이달 초 삼성전자와 특허 라이선스를 맺은 데 이어 24일 대만 2위 컴퓨터업체 콤팔과도 유사한 계약을 체결했다. LG전자·팬택 등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여 윈도폰 진영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경수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수석연구원은 “1995년 팜, 2000년 심비안, 2004년 블랙베리, 2010년 안드로이드로 모바일 시장을 이끄는 플랫폼은 3~5년 주기로 바뀌고 있다”며 “모바일 플랫폼은 PC 시장과 달리 부침이 심해 향후 지형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노키아가 첫선을 보이는 전략 윈도폰 ‘노키아800’은 1.4㎓ 프로세서, 3.7인치 AM OLED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16GB 저장장치, 800만화소 카메라, 유니보디 폴리카보네이트 케이스와 마이크로 SIM 카드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T가 12월 내놓을 윈도폰도 이 제품이 유력하다.
SK텔레콤이 삼성전자와 협의를 통해 내놓을 윈도폰은 ‘삼성 옴니아W’다. 이 제품도 3.7인치 슈퍼 AM OLED 디스플레이, 1.4㎓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512MB 메모리, 500만화소 카메라, VGA급 전면 카메라를 지원한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