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개인정보 논란, 쟁점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카카오톡의 강제적 개인정보 수집 행위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에 조사를 권고한 가운데 모바일 메신저의 적절한 개인정보 수집 범위 논란이 일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 8월 카카오가 사용자 이메일 주소 추가 수집을 골자로 개인정보 취급 방침을 변경하면서 ‘이용 약관과 개인 정보 수집 및 이용안내에 동의하지 않으시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공지한 것이 정보통신망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봤다. ‘플러스 친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사전 동의 없이 나중에 거부하는 ‘옵트-아웃’ 방식을 채택한 것도 문제 삼았다.

 ◇이메일은 필수 정보?=카카오가 사용자 이메일 정보를 추가로 수집하면서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쓸 수 없게 한 것은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필수 정보 외의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한 정보통신망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는 의견이 많다. 카카오톡은 휴대폰 고유번호와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서비스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3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물 수 있다.

 카카오는 이메일 수집이 휴대폰이나 번호를 바꾸면 친구 정보가 사라지는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현재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지 않아도 카카오톡 서비스를 제한없이 이용할 수 있다”며 “방통위 요청이 있으면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가 이용자 식별을 위해 이메일 정보를 요구한 것이라면 이메일 역시 서비스를 위한 필수 정보로 봐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플러스 친구 옵트인 논란=카카오는 최근 브랜드를 친구로 맺어 상품 및 이벤트 정보를 받는 ‘플러스 친구’를 도입했다. 인권위는 제휴 기업과의 친구 추가를 유도하면서 추후 설정에서 이를 제어하도록 하는 ‘선동의 후 거부’ 방식을 문제로 지적했다.

 방통위는 올 초 SNS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개인정보와 관련된 새로운 기능을 도입할 때 되도록 사용자 동의를 먼저 얻는 옵트-인 방식을 채택할 것’을 권고했다. 친구 추천 ‘꺼짐’을 기본으로 하고 사용자가 원할 때 이용을 선택하도록 하라는 것. 다만 SNS가 친구 관계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법률로 세부 사항을 강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화면에 뜬 ‘친구 추천’에 동의하지 않으면 브랜드 메시지를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용자에게 큰 불편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김광수 방통위 개인정보보호윤리과장은 “인권위 권고를 접수하는대로 필요한 사항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훈 국가인권위원회 담당은 “이번 권고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것”이라며 “빈번한 개인정보 유출 문제 등에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갈 길 바쁜 카카오=사실 카카오톡은 가입할 때 주민등록번호나 이름 등을 받지 않는 등 수집하는 개인정보가 적은 편이다. 모바일 메신저는 휴대폰 번호와 기기 고유번호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에 받지 않던 이메일 주소를 새로 수집하면서 개인정보 과도 수집 논란에 빠졌다.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로 출발, 최근 마케팅 플랫폼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휴대폰 번호만으론 플랫폼 구축에 한계를 느껴 이메일 정보를 추가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