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해킹`에 관한 불편한 진실

 미국과 중국이 해킹 배후 세력을 놓고 서로 상대방을 지목하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31일 로이터통신은 미국 인공위성 2대가 과거 해커들의 침입을 받았으며 이는 중국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7년부터 지구 기후와 지형을 관찰하는데 쓰이는 위성 2대가 12분 이상 제어권을 잃었다. 제어권을 잃으면 통신기능이 차단된다.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 측은 “해킹 방식이 중국 군사계획과 일치한다”며 “노르웨이 위성 시스템을 우회해서 침투해 목표물의 시스템 전체를 무력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달 초 미국안보센터 역시 피싱 기법이 활용된 해킹 시도에 노출됐다. 미국안보센터 측은 “센터 내 연구원들이 최근 보고서와 관련해 이메일을 받았는데 링크된 인터넷 주소를 클릭했더니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가 빠져나갔다”며 “연구소 내부 기밀이 유출될 수 있는 명백한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이 역시 중국의 소행으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 중국발 공격과 비교해 유사점이 많기 때문이다. 중국은 올해 1월 후진타오 주석이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행정부 내 업무협의과정을 알아내려는 목적으로 국무부 이메일 주소를 사칭한 피싱 이메일을 보낸 것이 들통난 바 있다.

 중국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자국도 해킹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컴퓨터네트워크 응급협력센터는 보고서에서 중국이 50만건에 이르는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며 유입된 IP주소를 분석한 결과 미국이 15%로 가장 많은 횟수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사건 초기 미국 정부와 정치권의 항의에 차분하게 맞섰지만 최근 대응 수위를 높이는 등 전면 반격에 나서고 있다.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1일 “중국과 글로벌 해킹을 연관시키는 행위는 중미 관계에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며 “미국 정부의 비난은 늘 근거가 없었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