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실시간 통합연구비관리시스템(RCMS)과 출연연·대학 연구정보시스템을 연계하는 자금관리시스템 구축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RCMS는 정부금융기관자금수요기관을 모두 연결하는 통합 정산·관리시스템이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시범 운영기간을 거쳐 올 1월부터 정식 운영에 착수했다. RCMS를 적용하면 연구비 전용 등 자금이 다른 목적으로 새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국가가 자금을 관리해 이자 수익의 재투자도 가능하다. 출연연과 대학 역시 각종 서류를 따로 확인, 제출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든다.
이 같은 장점이 알려지면서 초기 시스템 도입에 난색을 표하던 출연연과 대학도 차츰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관련 상품을 개발해야 하는 은행 역시 적극적으로 사업 수주에 나서기 시작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당장 큰 수익을 낼 수는 없지만, 향후 주거래은행 신규 확보 등의 이점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발빠른 모습을 보이는 곳은 기업은행이다. 지난해 말 시중은행 가운데 제일 먼저 ‘i-RnD시스템’을 선보였다. 10월 말 현재 대학 4곳과 출연연 7곳에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안으로 20곳에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내년에는 30~5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R&D WIN-CMS’를 출시했다. 지난 5월 처음 재료연구소에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영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최근 강원대에 ‘S-R&D 통합연계시스템’을 구축하며 RCMS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한은행은 올해 말까지 10곳에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처음에는 주저하던 대학, 출연연도 먼저 도입한 곳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에는 더욱 많은 대학과 출연연에서 시스템 도입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표> 시중은행 자금 관리 시스템 출시 현황
(자료 : 각 은행)
<용어>
◆RCMS(Realtime Cash Management System·실시간 통합 연구비 관리 시스템)= 연구비 사용 투명성을 강화하고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구축한 정부 R&D자금 관리 시스템이다. 출연연·대학 등이 연구개발 자금을 사용할 때 마다 실시간으로 세금계산서 등 증빙서류를 검증한 뒤 연구비가 지급된다. 전자세금계산서, 연구비카드 전자증빙, 회계처리 자동화, 실시간 자금 보고서, 전자결제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