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옵티머스 LTE’가 국내 롱텀에벌루션(LTE) 스마트폰 누적 판매량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LG전자가 스마트폰에서 삼성전자를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TE발 스마트폰 시장 지각변동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23일 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통신사 집계에 따르면 옵티머스 LTE가 누적판매량 20만대를 돌파했다. 국내 출시된 LTE폰 가운데 단일 모델로 20만대 판매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2 LTE’가 근소한 차이로 뒤쫓고 있지만, 아직 20만대 고지를 넘지 못했다. ‘갤럭시2 LTE’를 판매 중인 SK텔레콤 관계자는 “20만대에 근접했지만 아직 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갤럭시2 LTE HD’ 모델을 추가로 출시해 전체 LTE폰 판매량에서는 1위를 지켰다.
LG전자가 단일 모델 순위에서 1위에 올라선 것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우선 경쟁 제품인 ‘갤럭시2 LTE’가 SK텔레콤 한곳에서 출시된 데 반해 옵티머스 LTE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서 동시에 내놔 더 많은 고객 접점을 가진 게 주효했다. LG유플러스가 계열사인 LG전자 제품 판매를 적극 지원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LG유플러스는 옵티머스 LTE 판매량 20만여대 가운데 80%가 넘는 17만대를 팔아치웠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2 LTE HD’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통해 동시 출시했지만, 옵티머스 LTE보다 출시일이 일주일가량 늦어져 누적 판매량에서는 따라잡지 못했다. SK텔레콤 판매량에서는 기존 갤럭시S2 LTE과 HD제품이 양분되면서 단일 판매량 집계에서 불리하게 작용한 측면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요인에도 불구하고 LG전자가 삼성전자를 제친 첫 사례가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3세대(G)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독주체제가 깨지고, 4G LTE 시장에서 다자간 경쟁체제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장 늦게 출시된 팬택 ‘베가LTE’도 하루 판매량이 5000대를 넘어서 ‘옵티머스 LTE’ ‘갤럭시S2 LTE’ 등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조사한 3분기 세계 LTE폰 판매량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이 25만~30만대의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한국에서 LTE폰이 속속 론칭된 4분기 판매 집계는 박빙의 승부가 벌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임성재 팬택 전무는 “현재 LTE 서비스가 본격화된 나라는 미국, 한국, 일본 등에 불과하다”며 “한국의 LTE 보급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을 감안하면 한국의 판매 순위가 세계 순위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