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하이마트 운명의날

30일 주총서 표대결…영업 불가 후폭풍 올까

하이마트 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대치동 사옥에서 경영권분쟁 관련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김종윤 하이마트 비상대책 위원장이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하이마트 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대치동 사옥에서 경영권분쟁 관련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김종윤 하이마트 비상대책 위원장이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대주주와 창업자 간 경영권 분쟁 중인 하이마트 사태가 30일 ‘운명의 날’을 맞는다.

 하이마트 비상대책위원회와 유진그룹은 주주총회와 이사회 전날인 29일에도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극한 대결을 벌이고 있지만 주총 직전 막판 극적 협상 타결 가능성도 열려 있다.

 ◇경영권 보장 논란 가열=하이마트 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07년 유진 측이 ‘선종구 회장과 현 경영진에게 7년 이상 경영을 보장해주겠다’는 점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당시는 하이마트 인수 의향을 밝힌 회사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 질의응답 자리(일본 도쿄 모리빌딩 골드만 삭스 회의실)라고 하이마트 비대위 측은 밝혔다. 이 자리에는 하이마트 김효주·박철균·박무열 부사장 외에도 유진 측 K 사장, 어피니티 P 대표, 이준호 당시 재무책임자(CFO) 등이 동석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인수 당시 유진그룹이 ‘현 경영진과 구성에 대한 경영권 신임과 고용보장을 제시했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 당시 보도됐던 기사 등도 근거자료로 제시됐다.

 하지만 비대위가 제시한 자료가 정황근거는 되지만 법적 효력을 가질지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유진그룹은 ‘당시 인수계약서에는 경영권 보장에 관한 어떤 언급도 없고, 7년간 고용 해지를 않겠다는 일반적인 조항이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선종구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executive)은 고용인(employee)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밤샘 협상과 우호지분 확보 병행=공방 속에서도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각 진영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하이마트 고위 관계자는 “양측 간 타협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유진의 결정에 달렸다”는 표현을 썼다. 양보할 부분이 많지 않다는 내용이다.

 유진그룹 관계자도 “무엇이 주주와 직원, 고객이 원하는 것인지 알고 있으며, 끝까지 협상에 성심껏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주총현장 표 대결 이전, 극적 타결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협상은 조금씩 진전되기보다 최종 결정권자의 결심으로 단번에 결정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후폭풍은 남을 듯=하이마트 측은 대표이사 개임이 결정되면 이미 경영진·지점장 등 사표를 제출한 358명 외에 일반 직원까지 퇴직 후 주주로서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한동안 정상 영업이 어려워진다.

 2대 주주인 선 회장 진영이 표 대결에서 승리하더라도 유진그룹의 대주주 자격은 여전히 유지된다. 언제든 다른 문제가 불거질 불씨는 남아 있는 셈이다.

 양측이 전격적인 막판 대타협을 이루더라도 타협 내용에 따라 앙금은 남을 수 있다. 극한 대립으로 치달았던 양측의 신뢰 회복에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