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과 서비스 경계를 허무는 2차 모바일 혁명이 정보통신기술(ICT) 지형도를 바꾼다. 지난 1~2년 사이 스마트폰이 몰고 온 1차 모바일 혁명에 이어 단말기와 플랫폼이 결합해 모든 산업과 서비스 구조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2차 모바일 혁명’이 시작됐다.
전자신문이 30일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개최한 ‘미래비즈니스포럼 2011’에 참석한 ICT 전문가들은 모바일 혁명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모바일 서비스가 산업은 물론이고 일상과 결합하며 기존 산업 기반을 뒤흔들고 있다”고 모바일 혁명 확산을 예고했다. 김 의장은 “앞으로 모바일을 떼놓고 가능한 비즈니스는 아예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2차 모바일 혁명은 모바일 기술과 서비스가 기존 통신을 넘어 문화·마케팅·금융·정보화 등 모든 부문에 적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ICT 시장은 2009년 말 아이폰 출시 이후 불과 2년여 만에 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어서며 과거 디지털혁명 이후 가장 큰 폭의 변화를 경험했다. 스마트폰은 ‘앱’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정형화된 통신 비즈니스 모델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앱에 기반을 둔 신규 비즈니스도 흥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 기반을 갖춘 지금부터는 2차 모바일 혁명에 들어간다. 스마트폰이라는 특정 단말에 머물지 않고 스마트패드와 스마트TV 등과 결합하며 언제, 어디서나, 어느 것이라는 개념이 더해진다. 멀티 단말기로 동일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이용하고 공급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산업 역시 모바일을 기반으로 융합된다. 유무선, 온오프라인, 이기종 산업의 경계가 사라지고 영역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1차 모바일 혁명에 뒤늦게 대응했던 우리나라로서는 과거의 실기를 거울삼아 2차 모바일 혁명에 한 발 빨리 대응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는 정체된 ICT 산업의 신성장동력을 찾는 것과 연결된다.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은 “ICT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융합, 친환경, 고부가서비스 산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경부는 산업융합 촉진법을 마련해 융합 활성화를 유도하고 공공 시범사업으로 새 시장을 만든다. 최재유 방송통신위원회 융합정책실장은 “스마트폰을 계기로 IT 개념이 ICT로 확대됐다”며 “우리나라 무선인터넷 활용 기반이 좋은 만큼 이를 확산시켜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최근 위치정보시스템, 스마트TV 등을 7대 스마트서비스로 육성하기로 했다. 모바일 혁명을 뒷받침하기 위한 주파수 발굴정책 ‘모바일 광개토 플랜’도 12월 발표할 예정이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황철주 벤처기업협회장은 “기존 서비스나 제품이 아닌 새로운 것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벤처기업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행사는 궂은 날씨에도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범수 카카오 의장 기조연설 등 특별연설로 시작됐다. ‘대한민국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미래토론에는 김재홍 실장, 최재유 실장, 황철주 회장을 비롯해 장석인 산업경제연구센터 소장, 우기훈 KOTRA 본부장, 신민영 LG경제연구원 부문장 등이 참석했다. 오후에는 국내 주요 ICT기업 관계자들이 차세대 통신방송, 스마트 디바이스, 미래IT서비스 등을 주제로 패널토의를 가졌다.
한세희 정진욱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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