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카메라 광학부품 전문기업인 유성정밀은 모바일로 공장의 렌즈 모듈 조립 현황을 원격에서 감시할 수 있는 장비와 시스템을 도입, 운용 중이다.
일반적인 렌즈모듈 조립라인의 경우 현장에서 관리자가 상시적으로 장비 운용 상태를 모니터링해야 하지만 이 업체는 스마트폰용 앱과 소셜 네트워크 기반 소프트웨어를 도입, 어디서든 생산라인의 장비 작동 상태와 운용 상황을 실시간으로 원격 감시하고 장비까지 제어 할 수 있게 됐다.
# 지난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선보인 노인케어 로봇은 단순히 문제를 내고 푸는 데 그치지 않고 노인들을 관찰하고 격려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노인들이 동작을 기억하고 음악을 따라하는 과정을 통해 치매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제품은 국내 병원, 치매예방센터 등은 물론이고 덴마크, 핀란드 등 유럽 진출까지 가시화했다.
로봇, 기계 등 차가운 쇠붙이들이 정보기술(IT)과 만나 더 똑똑하고 생각할 줄 아는 따뜻한 존재로 진화하고 있다.
타 산업 분야에 비해 로봇, 기계 분야의 융합은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한국기계연구원이 발간한 ‘IT 융합을 통한 기계산업 국제경쟁력 강화’ 보고서의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98%가 우리나라의 기계산업 분야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IT와의 융합 모색이 중요한 돌파구’라고 답했다.
로봇, 기계 분야의 IT융합은 제품 생산 과정부터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인간의 삶을 변화시킨다. 특히 스마트폰의 확산과 클라우드컴퓨팅 기술의 발전 등으로 내년에 이들 분야의 융합은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생각하는 기계로 공장이 변한다=국내 기계 산업 분야의 IT 융합은 공정 자동화, 유무선 네트워킹, 센싱, 칩 내장 등의 기술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분야 융합은 공정 및 제품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자동 액션을 취하는 ‘공정 자동화’부터 출발해 최근에는 제품의 지능화를 위해 IT를 칩 형태로 내장하는 ‘컨트롤링 기술’, 생산 제품의 유지, 보수, 모니터링 등을 위한 유무선 네트워킹 기술 등으로 날로 진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일례로 기계연구원이 기획재정부의 ‘신성장동력 및 원천기술 R&D 세제지원 대상기술’로 제출했던 ‘지식진화형 u팩토리 기술’은 생산설비에 다양한 센서나 인코더를 아예 빌트인 형태로 장착시켜 수집한 품질 정보와 공정조건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해 준다. 최적의 작업상태를 제공할 수 있는 진단 정보를 도출하는 것은 물론이다.
최근 공장자동화를 포함한 기계 분야의 IT 융합 현황에 대해 송준엽 한국기계연구원 초정밀시스템연구실장은 “최근 스마트폰으로 공장을 원격에서 모니터링하거나 위성과 건설기계를 연결하는 등의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며 “기계가 IT와 만나 스스로 판단하고 기계끼리 대화도 하는 등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자’는 연구 컨셉트가 관심을 모은다”고 설명했다.
송 실장은 정부의 지원책에 대해 “지식경제부도 부품소재 신뢰성을 강화하는 방침에서 장비의 신뢰성을 어떻게 확보할지 지원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접목 로봇 내년 각광=로봇 분야는 새로운 IT의 융합 가능성이 가장 무궁무진한 영역으로 주목받아왔다. 단순히 가사 도우미 로봇, 청소 로봇 등 가사에 도움이 되는 로봇부터 국방 분야 등 특수 목적에 사용되는 로봇들도 속속 탄생했다.
지난 2000년대 초 통신기술, 센서네트워크 등을 결합한 유비쿼터스 로봇 기술 등이 관심을 모았다면 최근 4G 등 새로운 통신기술과 클라우드 등이 등장하면서 내년 융합로봇 서비스에 또 한 번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지난달 개최한 ‘클라우드·로봇 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은 “로봇과 클라우드 기술이 융합되면 로봇 기술은 새로운 혁신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에서 로봇 공통 운영 플랫폼의 개발 등도 활발한 상황이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면서 기존 교육용 로봇, 헬스케어로봇, 완구로봇, 청소로봇 등에 대한 제어 등이 가능해지는 등 ‘스마트로봇’의 개념도 일상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로봇 분야는 IT와의 융합 기회가 폭넓고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현재까지 중장기적인 차원의 정부 지원은 다소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로봇 분야의 산업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으로 약 587억원을 지원하는 등 산업 촉진에 나섰다. 하지만 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로봇 역시 산학연이 보다 긴밀하게 연결할 수 있는 연결 고리를 만드는 것이 정부의 시급한 역할이라는 지적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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