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선점한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일본·대만·중국 등 경쟁국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패드, TV 등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한국 기업에 더 이상 밀릴 경우 미래가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SMD 등 국내 업체들이 최소 2~3년 이상의 기술 격차를 보유하고 있지만, 막강한 국가 지원과 업체 간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어 위협 요소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파나소닉은 최근 TV용 AM OLED 패널 생산을 위해 히메지 LCD 공장을 OLED 라인으로 전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히메지 공장은 8세대(2200×2500㎜) LCD 라인으로 파나소닉은 이 라인을 전환, 새해부터 40인치 이상 OLED TV용 패널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OLED 공정개발 부서를 별도로 출범시키고, 자국 업체를 중심으로 장비 발주에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 소니, 히타치 3사의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 통합 법인인 ‘재팬디스플레이’도 새해 봄 출범 이후 AM OLED 개발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늦어도 2013년부터는 AM OLED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SMD가 모바일 AM OLED 시장을 석권한데 이어 대형 TV까지 시장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도 모바일을 건너뛰고 새해부터 OLED TV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AM OLED 기술 개발을 늦추다가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영영 사라질 수 있다는 국가적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 및 중국 업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만 AUO는 지난 10월 일본에서 열린 FPD 전시회에서 4.3인치 및 6인치 투명 AM OLED 패널과 32인치 TV용 패널을 최초로 공개했다. 또 4인치 플렉시블 AM OLED도 공개, 전 분야에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CMI도 같은 전시회에서 ‘트루 OLED’라는 이름으로 백색(W) OLED 패널을 선보였다.
중국은 올해 6월 BOE, TCL, 이리코, 티안마 등 19개 디스플레이 업체가 모여 ‘AM OLED 산업연맹’을 결성하고 업체 간 협력을 통해 기술 역량 확보에 나섰다. 이리코는 3.5세대 AM OLED 설비를 시험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안마도 4.5세대 라인에서 AM OLED 시제품을 내놨다. BOE는 220억위엔(약 4조원)을 내몽고 오르도스시에 투자, 5.5세대 AM OLED 생산라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문대규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디스플레이 PD는 “최근 AM OLED 시장이 국가 및 다자간 경쟁 구도로 변화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업체들이 대형 양산 기술은 물론 원천 기술 확보에도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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