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시행된 온라인 게임 ‘셧다운제’가 헌법소원, 청소년 반발, 국내기업 역차별 등 부작용만 초래하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셧다운제’는 자정부터 다음날 6시까지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이용을 전면 차단하는 제도로 여성가족부가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주요 게임업체들은 셧다운제를 적용하고 청소년 심야 게임 이용을 막고 있다.
셧다운제 적용 이후 게임업계와 여성가족부가 ‘냉전’ 국면에 들어갔다. 지난 한 달간 적용된 셧다운제 적용 결과에 대해 순조롭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구체적 답변은 피했다. 규제 대상으로 포함된 마이크로소프트 등 콘솔게임업체도 본사와 서비스 제공 여부를 협의하며 추이만 살피고 있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자정부터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접속도 급격하게 줄어드는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셧다운제 때문에 청소년 이용자 수가 줄었든 늘었든 (정책목적 달성이 안됐으니) 더욱 강한 규제정책을 들이댈 것 같다는 두려움에 구체적 답변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업체들은 지난 한 달간 여성가족부에서 어떤 실태점검이나 자료요청을 받은 바도 없으며 방문 및 실태조사가 이뤄지더라도 형식적 행사가 될 것이라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셧다운제 시행 한 달째를 맞이한 여성가족부도 별다른 운영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구체적 로드맵 없이 내년 1월 말까지 계도기간을 두고 2월부터 적발하겠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문화연대가 요청한 셧다운제 운영·홍보계획 및 평가자문단 구성안에도 모두 “답변할 이유가 없다”는 식의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대규모 해킹 사고 등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고려해 본인확인제 등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에서 개인정보 요구 수위를 높일 설득력도 약화됐다.
조린 여성가족부 사무관은 “평가자문단이나 게임중독지수를 평가할 척도 등 연구는 내년 초 들어갈 예정”이라며 “40개 게임사 100여개 게임에 대해 학부모정보감시단 및 군산YMCA 두 곳에 모니터링·온라인 감시를 맡긴 상황”이라고 전했다. 게임업체 방문 계획이나 실태조사 계획도 현재로선 없다고 덧붙였다.
청소년인권단체 및 시민단체는 금주에 셧다운제 경과를 살펴보는 토론회 및 반대 1인 시위 등을 펼칠 예정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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