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카카오톡을 비롯한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의 앱스토어 업데이트 신청을 잇따라 거절·보류하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애플의 정책상 현재 휴대폰 번호 기반 문자 인증 방식을 로그인 방식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신저 운영업체는 새로운 서비스 적용과 버그 수정 등을 하지 못한 채 애플 승인을 기다리고만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다음·매드스마트·인포뱅크 등 국내 모바일 메신저 앱 운영업체는 지난달 20일에서 이달 첫 주 사이 애플 측에 업데이트 신청을 했지만 거절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일부는 통상적 승인 기간인 2주일이 넘도록 ‘보류’당하고 있다.
국내 사용자 규모로만 보면 카카오 ‘카카오톡’과 매드스마트 ‘틱톡’·다음 ‘마이피플’·인포뱅크의 ‘엠엔’은 각각 2500만명·2000만명·1000만명·50만명을 넘어선다.
애플은 이들 메신저의 SMS 본인인증 방식을 문제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메신저 운영업체 관계자는 “번호 인증 방식에서 로그인 방식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모바일 메신저 앱의 사용자 본인 인증은 휴대폰 번호 기반으로 이뤄진다. 사용자가 입력한 휴대폰 번호에 SMS로 인증번호를 발송, 입력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애플 요구에 따라 모바일 메신저 앱의 사용자 인증 방식이 기존 휴대폰 번호 기반 방식에서 ‘아이디(ID)·비밀번호’ 형태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개인 정보 관련 기조와 부딪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와츠앱’ 등 해외 앱스토어에 등록된 유사한 앱은 문제없이 서비스된다는 점이다. 한국 마켓을 제외한 앱스토어에 등록돼 있는 삼성전자 ‘챗온’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국내 업계는 애플의 방침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요한 버그 수정이나 속도 개선, 새로운 서비스 적용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사용자가 먼저 인식하기 전에 버그를 개선하고 사용자 수 확장에 따라 수익 모델을 계속 업데이트하는 것은 메신저 앱 사용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항인데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애플 플랫폼이 아니면 사업을 확장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불만을 제시하지 못한다”며 “안드로이드 마켓과 달리 애플 앱스토어 운영 방침이 너무 폐쇄적이고 강경하다”고 지적했다.
애플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그래프> 애플 앱스토어 앱 등록·업데이트 절차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