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카톡 업데이트 거절 이유 바로 이것?

모바일 메신저 업계 대혼란

애플이 카카오톡·틱톡 등 국내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업데이트 신청을 잇따라 거절·보류한 핵심 이유가 `전화번호 본인인증`과 `사용자 전화번호부 정보 수집` 문제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용자 본인 인증과 자동으로 메신저 인맥을 확장해주는 두 기능을 애플이 허용하지 않으면서 모바일 메신저 업계는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본지 1월 31일자 1면 참조

◇애플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이다”=애플의 `앱스토어 리뷰 가이드라인` 17조에는 `사전 동의와 명확한 목적 고지 없이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 특정 기능을 위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사실상 해당 앱 사용 기록 외의 개인정보 수집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 메신저 업체 관계자는 “앱 리뷰 거절 사유를 애플 내부에 문의해 보니 지난 12월 중순부터 가이드라인 17조를 상당히 까다롭게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애플이 해당 조항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대부분 모바일 메신저 업체가 시행하고 있는 전화번호 기반 본인 인증과 `제3자 전화번호(전화번호부)` 정보 서버 전송을 금지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관계자는 “애플이 서버에 전화번호 정보를 수집하지 않아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앱을 수정하기 전에는 절대 업데이트 승인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며 “애플의 자체 문자 기능인 `아이메시지`를 기준으로 그 이상의 개인정보 수집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서비스 전면 수정해야 할 지경”=전화번호 인증과 전화번호부 수집을 이용해 사용자를 확인하고 자동 친구 등록 등 기존 문자메시지와 다름없는 편리성을 내세웠던 모바일 메신저 업체는 혼란에 빠졌다. 애플 원칙대로라면 제3자 전화번호 정보 서버 전송 금지`를 따르기 위해선 서비스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

한 관계자는 “사용자 본인 전화번호 인증은 `전화번호를 아이디로 이용한다`고 밝히고 협의하면 해결될 가능성도 있지만, 제3자 전화번호 전송 금지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 방침을 준수하려면 앞으로 메신저 앱 사용자는 해당 메신저 친구 등록을 일일이 수동으로 하도록 시스템을 수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버그 수정이나 서비스 확장을 위한 업데이트 자체가 불가능하다.

실제로 한 업체는 안드로이드용 앱에는 적용한 특화 기능을 아이폰용에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정보 수집이 친구 등록과 자동 친구 추천 등을 위한 것이라고 분명히 명시하고 동의를 받고 있는데도 애플이 지금까지와 달리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메신저가 아닌 다른 모바일 앱에도 이 같은 애플의 새로운 방침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모바일 소셜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전화번호부 정보 연동은 각종 소셜 앱을 빠르게 확장하는 데 가장 유용한 방식”이라며 “애플 방침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모바일 메신저 앱 사용자 인증·친구 등록 방식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