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지진이라는 자연재해에서 비롯됐지만, 한 국가의 흥망에 영향을 줄 만큼 피해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적어도 20~30년간은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1기의 원자력발전소와 1기의 연구용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어 언제든 그와 같은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테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미리 방비하는 길 뿐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IT에 관한한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 전자신문은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원장 장상구)과 공동으로 오는 28일 코엑스 핵안보정상회의 미디어센터 핵안보관에서 일반에 공개되는 핵안보(물리적 방호)관련 기술 시연회를 미리 들여다봤다.
◇3D시뮬레이터=핵안보 원격 교육 때 물리적 방호 실습을 대체할 수단으로 개발됐다. 물리적 방호 시스템을 3차원으로 자유롭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방호 취약지역 평가나 방호 유효성 평가 프로그램을 구축해 시스템 설계 및 물리적 방호 검사에 활용한다.
이번 시연회에서는 물리적 방호 시스템 성능평가를 위한 3D시뮬레이터를 선보인다.
◇지능형 출입통제시스템=시설내부 출입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개발했다.
원자력 시설 내부 출입자 위치를 실시간 추적하고, 출입권한 위반 여부를 자동으로 판단할 수 있다.
만약 출입권한 위반이 일어날 경우 해당 구역에 대한 감시영상 정보 3등 경보가 발동되도록 설계했다.
◇감마카메라=핵물질 취급 및 원격 작업시 또는 핵물질 운반시 사고나 도난 등의 핵활동 검증을 이한 감시용으로 활용된다. 감마선 및 가시광 영상 융합 시스템 개발에 대한 기초·개발·응용 연구가 필요한 분야다.
원자력통제기술원은 성능을 대폭 개선한 감마선·가시광 영상융합 시스템을 개발했다. 고민감도 조준기 및 고균일도 분해능을 갖는 감마선영상기와 CCD 카메라를 결합시킨 휴대용 환경감시 감마선·가시광 영상화 기술은 향후 개발할 예정이다.
◇휴대형 방사능테러탐지 장비=개발이 완료됐다. 감마선과 중성자를 모두 검출할 수 있는 장비로 방사선 물질 탐지와 운반자 및 운반 차량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방사선이 검출될 경우 일단 스펙트럼을 저장한 뒤 나중에 방사선 종류를 확인할 수 있다. 통합 운용 프로그램을 이용해 휴대용 단말기로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분석할 수 있다.
아주 미량의 방사선도 탐지할 수 있는 고감도 장비지만 비슷한 성능을 갖는 외산 장비와 비교해 가볍고 작아(9㎏이하) 장비를 배낭에 넣어 가지고 다닐 수 있다. 검사의 은닉성이 확보됐다. 무선통신(블루투스)을 통해 스마트폰 형태의 모바일 터미널에서 핵종분석을 포함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핵물질 운반위치 추적시스템=핵안보 심포지엄에서 동영상 시연이 예정돼 있는 기술이다.
핵연료 물질 이동시 해당 물질의 이동 정보와 정해진 경로 이탈 여부를 실시간 추적할 수 있다. 핵물질 운반 차량에 무선화상 카메라, 방사능물질 누출 등의 모니터링이 가능한 RFID태그, GPS를 장착해 원격지(KINAC 상황실)에서 실시간 감시하게 된다.
한편 우리나라는 연간 핵연료 40회, 핵원료 20회 운반하고 있다.
◇뮤온을 활용한 은닉 핵물질 탐지장비=뮤온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이용해 화물차와 트레일러 내 핵물질을 검사하는 장비다.
올해부터 원자력통제기술원이 경북대와 공동으로 기술개발에 착수한다.
뮤온을 탐지기 상단 센서와 트럭, 바닥 센서에 통과시키면 우라늄과 플루토늄 존재 여부에 따라 우주선이 굴절한다. 감마선 탐지도 가능하다.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뮤온을 굴절시킨 물체의 3차원 영상을 제작, 핵물질 소재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은 보안기업인 디시전사이언스가 트럭 내부는 물론 짐 속까지 1분 이내 투시검색이 가능한 신형 스캐너 `뮤온 단층촬영기(MMPDS)`를 개발했다.
국내는 기반 연구만 돼 있는 상황이다.
◇테스트베드 시험시설=테스트베드에는 현재 국내 발전소에 설치돼 있는 핵안보, 방호를 위한 여러 센서들로 성능시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부터는 원자력시설 방호업무 종사자들에 대한 의무교육 수행시에 실습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
현재 운영 중인 테스트베드는 크게 내·외부 탐지센서시험시설과 충격 및 폭파시험, 침입모사 시험, 인증시스템, 관련 교재 및 매뉴얼 개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외부탐지시스템은 적외선 센서와 자력식 센서, 광망센서, 듀얼텍센서, 열감지센서가 핵심이다.
적외선 센서는 외부인 침입으로 적외선이 차단될 경우 수신율 변화를 즉각 탐지, 알람이 울리도록 설계한다. 펜스에 부착하는 자력식 센서는 침입자가 담을 넘거나 절단으로 인한 충격이 발생할 때 센서가 내부 자기력 변화를 감지해 알람이 울린다.
광망센서는 펜스 망 절단 및 뒤틀림을 감지한다. 듀얼텍 센서는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한 3차원 침입자 감지가 가능하다.
내부탐지시스템은 열선감지기와 자석 감지기, 셔터 및 벤트, 유리오디오, 유리파손 및 인장, 충격 감지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외부탐지시스템은 지난해, 내부탐지시스템은 올해부터 자체 개발을 목표로 R&D를 시작했다.
이 테스트베드는 KAIST 문지캠퍼스 부지 일부를 2년간 임대해 구축해놨으나 오는 2014년께 국제핵안보교육훈련센터로 이전, 보완할 계획이다.
◇물리적 방호=핵물질 및 원자력 시설에 대한 내외적 위협을 사전에 방지하고 위협이 발생한 경우 신속한 탐지와 적절한 대응조치를 통해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활동.
◇핵안보=물리적 방호의 확대 개념으로 핵물질, 다른 방사능 물질의 도난, 불법이전 및 이와 관련한 시설에 대한 사보타주 등 악의적인 행위를 방지 및 탐지하고 대응하는 일체의 기술적, 행정적 조치.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