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제품 일색이던 판매시점관리(POS) 단말기 시장에 국산화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유통시장 1위인 롯데가 그룹 유통관계사에 자체 개발한 POS 단말기를 적극 공급하면서 외산 POS 단말기를 대체하기 있기 때문이다.
4일 롯데에 따르면 유통 계열사 롯데쇼핑, 롯데마트,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 롯데슈퍼, 롯데면세점 등이 롯데정보통신이 개발한 `유통형 POS` 단말기 도입을 확대하면서 후지쯔·NCR 등 기존에 사용하던 외산 POS 시스템을 교체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2008년부터 시작한 `유통형 POS` 단말기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해부터 그룹 내 유통 계열사를 대상으로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이 제품은 롯데정보통신이 직접 설계하고 롯데정보통신과 협력 관계인 대만 FEC를 통해 주문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생산된다.
롯데슈퍼는 청계점 등을 포함한 약 270개 매장에 이 제품을 도입해 기존 NCR 제품을 대체했다. NCR과 후지쯔 등 외산 제품을 사용하던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도 최근 들어 이 제품 도입을 확산하고 있다. 롯데마트 천안안산점 등 3개 매장에 이어 롯데백화점도 최근 개점한 김포공항점 등 2개 지점에 이 제품을 도입했다. 유통 시장의 선두 주자인 롯데의 이러한 움직임은 전 유통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로 마트와 슈퍼 등에서 사용하는 `유통형 POS`는 프랜차이즈 등에서 사용하는 POS 시스템에 비해 기술 난이도가 높고 신뢰성이 중요해 국산 POS 도입률이 낮았다. 아직 국내 주요 유통 기업들은 대부분 후지쯔·도시바·NCR 등 외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미 롯데정보통신이 생산하는 프랜차이즈용 `일체형 POS`는 롯데그룹 내 유통 관계사는 물론이고 피자헛, 미스터피자, 카페베네, 워커힐호텔, 무주리조트 등 다양한 기업에 적용됐다. 롯데그룹 내에서는 롯데리아, 롯데호텔, 나뚜루, 롯데시네마 등에 적용된 바 있다.
롯데는 이 제품 도입을 통해 경제성과 친환경, 생산 유연성 확보 등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그룹 내 시장이라 하더라도 경쟁 입찰 방식으로 도입되기 때문에 품질이 우선”이라면서 “자체 개발한 POS 단말기는 경쟁사 제품에 비해 동일 성능이면서도 가격 경쟁력이 10~20% 이상 우수하고 소프트웨어 운영 속도도 향상시킨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직접 제어하는 만큼 생산에 대한 유연성이 높고, 다양한 요구 사항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