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 국내에서도 무료 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에 나선다. 스마트폰으로 전 국민이 무료 통화를 하는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국내 가입자만 2700만 스마트폰 가입자 대다수가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무료 메신저서비스에 이어 무료 mVoIP서비스에 나섬에 따라 통신사업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스마트폰 열풍이 휴대폰 시장의 근간인 음성통화 시장까지 넘보는 상황을 몰고 왔기 때문이다.
카카오(대표 이제범·이석우)는 국내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카카오톡 mVoIP 서비스 `보이스톡` 테스터를 모집한다고 4일 밝혔다. 사실상의 mVoIP 서비스를 예고한 셈이다.
mVoIP 서비스 사용 절차는 매우 간단하다. 카카오톡 설정 메뉴에 들어가 테스터 신청 버튼을 누르면 바로 보이스톡을 쓸 수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도 5일부터 이용할 수 있다.
지난 2월 카카오는 이미 일본에서 보이스톡을 시작했다. 지난주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로 서비스 대상을 확대했다. 이석우 대표는 “국내 사용자 사이에서 보이스톡을 사용하는 우회 방법이 급속히 퍼짐에 따라 차라리 공식적으로 사용 방법을 제공하자고 판단했다”며 “테스트 상황을 보며 정식 서비스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보이스톡의 음성 통화 품질은 나쁘지 않다는 평을 받지만 이동통신사 음성 통화 수준을 따라가긴 힘들다. 이동 중 신호가 끊기거나 전화를 걸고 받는 과정도 복잡하다. 카카오는 “기존 통화를 대체한다기보다는 음성 채팅 개념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보이스톡이 사실상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동통신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2700만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대부분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상황이다. 카카오톡은 스마트폰 사용자 사이에서 문자메시지보다 더 많이 쓰인다. 일주일 실행 횟수도 다른 앱의 10배가 넘는 150회에 이른다.
보이스톡 활성화는 음성통화 수익 감소와 직결될 전망이다. 마이피플·라인 등 다른 mVoIP 서비스는 3G는 54요금제, 롱텀에벌루션(LTE)은 52요금제 이상에서만 허용하지만 보이스톡은 국내에 이제 막 출시돼 아직 대처 방안을 수립하지 못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보이스톡이 아직 국내에 정식 서비스되지 않아 신경쓰지 않았다”며 “모바일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은 무료 모바일 음성서비스인 보이스톡 이용 현황이 파악되면 IP 추적 등을 통해 신속히 차단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이스톡은 베타서비스 시작 전부터 간단한 파일 수정만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인터넷에서 급속히 확산되는 등 사용자 사이에서 폭발적 관심을 끌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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