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막고 싶다" 선생님이 직접 만든 SNS

“요즘 학생들 자살이 얼마나 많습니까. 죽겠다고 마음먹기 전에 한 번이라도 상담받으면 좋겠어요. 클래스팅 비밀 상담방에 글을 남기면 교사에게 바로 알림이 가고 답글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소중한 생명을 구하고 싶어요.”

조현구 교사는 클래스팅으로 왕따나 학원폭력을 조금이라도 줄이길 바란다. 그는 현직 교사의 경험을 클래스팅에 충실히 담았다. 8월에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조현구 교사는 클래스팅으로 왕따나 학원폭력을 조금이라도 줄이길 바란다. 그는 현직 교사의 경험을 클래스팅에 충실히 담았다. 8월에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직 교사가 `클래스팅`이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상처받은 아이들을 치유하겠다고 나섰다. 클래스팅은 교사와 학생이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SNS다. 익명과 실명으로 글을 남길 수 있는 상담방이 있어 왕따나 학교폭력 등을 예방할 수 있다.

클래스팅을 만든 조현구 인천 동방초등학교 교사(29)는 비밀 상담방에서 학교폭력을 토로한 학생의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다. 조 교사는 “친구들이 자신을 집단으로 때린다는 글이 올라왔다”며 “그 학생이 없을 때 학우들에게 물어봤는데, 아이의 행동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라고 생각됐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를 받아본 결과 ADHD가 맞았고 처방 약을 먹으면서 사회성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이어 “학년이 바뀐 후에 반에서 1등을 했다”며 “클래스팅을 안 했다면 학생 성격상 직접 얘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조 교사가 클래스팅을 만들게 된 계기는 스마트 시대에 교육용 SNS의 필요성 때문이다. 그는 대학원 공부와 일을 병행하며 교육용 SNS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막상 개발에 들어가니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그 즈음 페이스북 창업자를 다룬 영화 `소셜 네트워크`를 봤다.

그는 “동갑내기인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을 성공시킨 것을 보며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영화를 몇 번 반복해 보면서 막연한 구상을 구체화했다”고 말했다.

조 교사는 클래스팅을 만들 때 교사 생활을 하면서 학생들과 부딪히면서 어려웠던 점, 학생과 교사의 고충 등을 적어놨던 문서를 참고했다. `교사와 학생이 모두 선호하는 SNS`라는 긍정적 반응 뒤에는 이런 노력이 숨어 있다.

클래스팅은 지난 3월 서비스 시작 일주일 만에 2만명의 회원 수를 돌파했다. 지금 8만5000명을 넘었다. 그는 “클래스팅이 `학생이 좋아하는 서비스`가 되고 교육 강국 대한민국에서 만든 교육용 SNS가 세계적으로 이용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