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없이 디지털 케이블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TV가 내년부터 나온다. 지지부진한 케이블TV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무료 디지털케이블TV 수신 장치인 `클리어쾀(Clear Qam)`을 TV에 내장하는 방식의 표준화를 추진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클리어쾀은 암호화하지 않은 디지털케이블 채널을 수신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다.
방통위는 18일 케이블업계,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과 함께 클리어쾀TV 표준화 회의를 처음 갖는다. 클리어쾀 TV제조를 원하는 가전사들은 추가로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이달 초 클리어쾀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9월 표준화 실험에 나서고, 10월에 클리어쾀 규격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클리어쾀TV는 디지털 전환 비용 부담을 대폭 줄여준다. 케이블TV 디지털전환 가속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 의무 편성 채널, 보도채널 등 20여개 채널을 묶어 클리어쾀TV용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업계는 방통위에 지상파 DTV 구매보조금을 지원하듯 취약계층을 위한 클리어쾀TV 보조금 지원 등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진 서울산업대 교수는 “디지털전환을 위해 셋톱박스를 지원하는 것보다 클리어쾀TV 지원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종관 미디어미래연구소 박사도 “저가형 클리어쾀 TV는 취약계층의 디지털 전환에 상당히 좋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TV 제조사가 클리어쾀TV 솔루션을 의무적으로 내장할 필요는 없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통위는 케이블 업계와 가전사의 의견을 중재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며 “클리어쾀 내장 TV는 디지털 전환을 서둘러야 하는 케이블 업계와 이미 클리어쾀 내장 TV를 미국에 수출하는 TV제조사의 뜻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클리어쾀TV 도입은 1000만 아날로그 가입자가 좀 더 디지털 전환을 빨리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내년 초 클리어쾀TV 출시를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