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결국 쓴맛을 봤다.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 이뤄진 2분기 실적발표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며 주가가 폭락했다.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자질론이 등장하고 심지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페이스북이 지난주 26일(현지시각) 발표한 2분기 실적은 겉으로 볼 때 나쁘지 않다. 매출 11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2분기보다 32% 증가했고 시장 예상치인 11억5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월 액티브유저(MAU)는 9억5500만명으로 예상치인 9억5000만명보다 많았다. 모바일 MAU 역시 5억4300만명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억1800만명 늘며 고민거리를 덜었다.
내실이 탄탄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페이스북은 2분기에만 지난해보다 네 배나 많은 3억9200만달러를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부었다. 그 덕분에 올해 미국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점유율이 16.8%로 구글(16.5%), 야후(9.1%)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이마케터는 예상했다. 그러나 지출이 많아지면서 1억5700만달러 손해를 봤다. 지난해 2분기 2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더 큰 문제는 주가 하락이다. 5월 18일 IPO 당시 38달러대였던 주가는 지난주 26달러대까지 폭락했다. 실망스러운 실적에 전날보다도 8.5% 떨어졌다. 페이스북이 3분기 실적전망을 내놓지 않으면서 부정적 인식은 더 커졌다. 이용자 수가 9억명 대에서 정체되고 있고 뚜렷한 추가 수익모델도 마땅치 않다. 2분기 페이스북 매출 증가율은 32%로 역대 최저다.
저커버그가 페이스북 CEO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주가를 관리하느라 시간을 빼앗기기보다는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자신의 장점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술 개발에 몰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나 에반 윌리엄스 트위터 창업자,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 등이 좋은 예다.
로이터통신은 “고작 한 분기 실적으로 저커버그를 평가해서는 안 되지만 그가 그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만약 그가 CEO가 아니었다면 자신이 정말로 잘할 수 있는 전략에 집중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