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스포츠채널, IPTV 야구 중계 중단

IPTV의 프로야구 중계권을 놓고 소송 중인 지상파 계열 스포츠채널이 야구 중계를 자진 중단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마케팅 자회사의 방송 중지 가처분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것을 염두에 둔 조치다.

4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SBS ESPN과 MBC스포츠플러스는 9월부터 IPTV를 통한 프로야구 생중계를 중단했다.

이들 채널은 그동안 KT `올레TV`를 제외한 LG유플러스 `U+TV`, SK브로드밴드 `BTV`에 프로야구 생중계를 제공해왔다. 중계 중단은 해당 채널 IPTV 프로야구 중계에 대한 법원의 가처분 판단을 앞두고 방송사 스스로 결정했다. 케이블TV를 통해서는 야구 중계를 계속하며, IPTV에는 프로야구 대신 다른 프로그램을 편성해 송출한다.

KBO의 마케팅 자회사 KBOP 등은 지난 7월 서울동부지법에 SBS ESPN, MBC스포츠플러스, KBSN 등 지상파 계열 스포츠채널 3곳이 무단으로 IPTV에 프로야구 중계를 하고 있다며 프로야구 방영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지 여부는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파 계열 스포츠채널이 IPTV에 프로야구 생중계를 중단해도 IPTV 가입자들이 야구경기를 시청할 수는 있다. IPTV에 프로야구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SPOTV와 ISPN 채널이 대부분의 IPTV 상품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다만 지상파 계열 채널들이 프로야구 경기를 겹치지 않게 중계했던 것과 달리 이들 채널은 겹치는 경우도 있어 시청 경기 선택권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계열 스포츠채널들은 협상을 통해 IPTV 중계를 재개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KBOP가 SPOTV를 보유한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와 ISPN을 보유한 IB스포츠 등에 IPTV 중계권을 이미 판매했기 때문에 다시 중계권을 팔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상파 계열 스포츠채널들이 생중계 중단과 별도로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것도 논란거리다.

한편 이번에 프로야구 생중계를 자진 중단한 2곳과 달리 KBSN은 계속 야구 중계를 할 계획이다.

IB스포츠 관계자는 “지상파 계열 스포츠채널이 프로야구 생중계 프로그램과 프로야구 중계 화면을 이용한 프로그램 송출을 모두 멈출 때까지 가처분 신청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