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수면 장애 치료한다

국내 연구진이 빛을 이용해 수면 장애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을 찾아냈다. 수면 장애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신희섭 단장이 이끄는 `인지와 사회성 연구단`이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해 수면 방추라는 뇌파를 유도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수면 방추는 동물이 잠을 자는 시간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 렘수면(NREM)에서 관찰되는 뇌파다. 불면증·수면과다증·기면 증 등 다양한 수면 장애를 보이는 환자에게는 수면 방추가 비정상적으로 감소하거나 증가한다는 사실이 많은 임상연구를 통해 알려져 왔다. 하지만 수면 방추가 수면의 질이나 수면 시간을 조절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과학적으로 증면된 바가 없었다.

빛으로 수면 장애 치료한다

연구단은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 기술인 `광유전학` 기술로 뇌 시상 부위의 신경 세포 활동을 조절해 수면 방추를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동물실험에서 수면 방추를 증가시키자 수면 시간이 증가하고 수면 구조가 변해 결과적으로 수면이 안정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수면 방추가 수면의 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수면 방추가 수면 장애의 주요한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 첫 연구다. 연구단의 성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9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광유전학=2005년 칼 다이서로스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개발했다. 빛을 의미하는 `광`과 유전학이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로 녹조류에서 추출한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백질을 신경세포에 삽입해 빛의 파장에 따라 세포 활성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빛을 이용해 신경 세포 활성을 조절하면 기존의 전기 자극보다 정밀하게 신경 세포를 통제할 수 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