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소년 진로는 대개 비슷하다. 인문계·마이스터고·특성화고 상관없이 일단 목표는 대학 진학. 하지만 분명한 계획과 꿈을 갖고 대학에 가는 이가 몇 명이 될까. 대학은 무조건 가야 하는 곳이고 적성이나 소질은 무시되기 일쑤다. 더 큰 문제는 대학에 가도 상당수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른다는 점이다. 취업을 위한 스펙 전쟁 속에서 꿈을 좇는 열정은 현실을 모르는 몽상으로 비춰지기 십상이다.
스타트업 `아이엔지스토리(ingstory)`는 이런 청소년과 대학생에게 스펙이 아닌 꿈을 좇으라는 용기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스펙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스토리라는 설명이다. 비즈니스 모델은 간단하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20대 스토리를 10분 내외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온라인으로, 인터뷰 전문 내용은 e북 콘텐츠로 제작·배포한다.
인터뷰 전문은 따로 묶어 책으로도 출간한다. 콘텐츠 핵심은 바로 `스토리`. 그냥 20대가 아닌 꿈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가슴 뛰는 삶을 사는 20대 이야기가 핵심이다. 대다수가 눈에 보이는 스펙을 준비 할 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으로 특별한 스펙을 만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방대 출신에 토익점수와 자격증, 어학연수 경험이 하나도 없는 이력서가 있어요. 또 자기계발서형 소설 출간, 파워 블로거, 취업 서바이벌 톱6 진출, 20개의 아르바이트 경력이 있는 이력서도 있죠. 사실 두 이력서는 한 사람의 것입니다. 기업 인사 담당자라면 스펙과 스토리, 어디에 더 관심이 갈까요. 저는 단연 스토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강남구 아이엔지스토리 대표의 말이다.
아이엔지스토리는 강 대표 개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1990년생, 올해 우리 나이로 23살인 강 대표는 고교 졸업 후 대학이 아닌 일을 선택했고 어린 나이에 다양한 경험과 성취를 맛봤다. “학교 성적은 나름 우수했어요. 하지만 대학가서 하고 싶은 게 없었죠. 목표 없이 대학만 가고 싶지 않았어요. 대학은 나중에 공부하고 싶은 게 생기면 가기로 하고 창업을 준비했죠. 사촌형이 20살 때부터 창업하는 걸 봐서 저도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았거든요.”
소셜커머스로 창업을 준비하던 그에게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에게 스카우트 됐다. 그가 합류할 당시 티켓몬스터는 직원 10명 미만의 작은 회사였다. 그는 티켓몬스터 최연소 지역확장 팀장으로 회사 성장을 이끌었고, 2011년 그루폰코리아로 영입됐다. 49개국 그루폰 현지 법인 최연소 임원으로 연봉은 1억원이 넘었다. 어린 나이에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창업에 대한 아쉬움이 그를 괴롭혔다. 결국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올해 4월 회사를 나왔다.
아이엔지스토리는 연말 홈페이지 오픈과 함께 활동에 나선다. 현재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고 있는 10여명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다큐멘터리 제작에 한창이다. 강 대표는 “티켓몬스터와 그루폰에서 관리자로 일하면서 500여명이 넘는 사람을 채용해 봤다”며 “스펙은 기본만 넘으면 그 다음부턴 개인 스토리를 보고 사람을 뽑았다”고 말했다. 이어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특별해질 수 있는가를 몸으로 실천하는 이야기는 신선한 자극이 된다”며 “아이엔지스토리가 스펙이 아닌 꿈을 좇는 사회를 만드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표]아이엔지스토리 현황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