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아이디어가 보상받으려면 지식재산(IP)권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IP를 담보로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는 `IP 파이낸싱`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명신 지식재산포럼 회장은 “새로운 지식경제 시대에서 아이디어 가치가 제대로 보상받으려면 IP권 활용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IP를 담보로 사업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16일 밝혔다.
IP 파이낸싱은 기업이 창출한 특허를 금융권에서 자산으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해외에서는 스웨덴·미국·중국 등에서 IP 파이낸싱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지난 2011년 제품·부품·특정기술 단위로 라이선스를 묶어 거래하는 IP거래소 `IPXI`를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IP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수준까지 오지 못했다. 대한변리사회나 민간 IP서비스업계에서 특허 가치평가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지만 IP를 자산으로 활용하는 체계는 갖추지 못했다.
전종학 대한변리사회 부회장은 “제대로 된 IP 가치 평가에는 특허를 자산으로 인정하는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P 파이낸싱에 가치평가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뽀로로` 제작사 오콘에서 새 사옥을 짓고자 290억원가량 대출받으려 했으나 금융권에서 담보가치 부족으로 거절한 사례도 있다”며 “월트디즈니에서 1조원에 뽀로로 캐릭터를 인수하겠다는 소문이 돌 만큼 높은 저작권 가치가 있는데도 인정받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IP 파이낸싱을 활성화하려면 금융권에서 IP 가치평가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 회장은 “은행에서 IP를 절대적으로 평가하기는 힘들더라도 상대적 가치평가를 이용해 회사 자산가치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TF를 구성, IP 자산가치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 IP를 기술로 평가할 수 있는 전문 인력 확보도 시급하다. 삼성·애플 특허전쟁으로 특허 중요성은 높아졌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특허 가치는 해외보다 떨어진다는 것이 IP 전문가의 의견이다.
김 회장은 “이공계를 포함한 콘텐츠·저작권·기술·비즈니스 노하우 등 다양한 IP 분야 시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금융권에 있어야 한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IP 강국에서는 금융기관마다 IP 담당 인력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IP 파이낸싱
IP 금융을 뜻한다. 저작권·특허·상표 등 다양한 IP권의 금전적 가치를 평가해 금융거래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특허 등을 기업 자산에 포함시켜 담보 대출을 가능하게 하거나 주식처럼 값을 매겨 거래하는 시스템이다. IP를 절대 평가하기 힘든 만큼 기술전문가 등 전문 인력의 적절한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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