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무궁화 위성` 사용해 지상파 난시청 해소…유료방송사업자 긴장

미래창조과학부가 연말부터 무궁화 위성 3호와 5호를 이용해 지상파 방송 난시청 해소에 나서기로 했다. 방송수신이 전혀 안 돼 케이블TV나 위성방송에 가입해야만 했던 가구가 더 이상 유료방송을 보지 않고도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미래부가 보편적 시청권을 확보하자는 공익적 취지에서 추진하는 사업이지만 가입자 이탈을 우려한 유료 방송사업자의 반발이 예상된다.

1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미래부는 2014년까지 난시청 지역 곳곳에 소출력 중계기 240여대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도서·산간 지역에서 난시청으로 인해 위성방송 등 비싼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고도 `보편적 시청권`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미래부는 이를 위해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방송의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에 무궁화 위성을 사용해 난시청 해소를 가능케 하는 조항도 새로 넣을 방침이다. 디지털 전환 특별법이 올해 만료되는 만큼 법 유효기간 연장도 고려하고 있다. 미래부는 소출력 중계기를 세우기 위해 토지 수용에 관련된 법률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미래부는 최근 사업 추진을 위해 한국전파진흥협회(RAPA)와 함께 KBS 및 `디지털시청 100%재단`과 수신 환경 개선과 난시청 해소 협약을 맺었다. 소출력 중계기 사업에 디지털시청 100%재단이 102억원, 미래부가 4억원을 지원한다.

미래부가 추진하는 위성을 통한 난시청 해소는 KBS, MBC 등 지상파 방송사가 보낸 전파를 `무궁화 위성`으로 받아 난시청 지역에 설치된 소출력 중계기로 재송출하는 방식이다. 소출력 중계기는 위성 신호를 방송용으로 바꿔 한 대당 난시청 지역 150~500가구에 방송을 송출한다. 단, 위성 사용 시 방송권역별 문제가 있어 SBS는 수도권 외 도서·산간 지역에 전송되지 않는다.

기존의 위성방송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와 다른 점은 지상파 방송사가 위성을 `방송 중계 링크용`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위성 중계차 등에서 이미 위성 사용료를 지급하며 써왔기 때문에 사용료가 따로 들지 않는다. 그러나 방송법에 위성방송사업자가 KT스카이라이프로 규정돼 있어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미래부의 이 같은 계획에 당장 위성방송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의 반발이 예상된다. 난시청 때문에 가입했던 가입자가 대거 이탈할 수 있어서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현재는 미래부의 정확한 계획을 파악 중”이라며 말을 아꼈으나, 가입자 이탈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케이블TV·IPTV사업자 등도 난시청 지역 가입자 일부가 이탈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상황 파악에 나섰다.

미래부 관계자는 “국내 59만가구는 절대 음영 지역에서 `보편적 시청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은 상태”라며 “위성을 이용한 지상파 중계는 위성방송사업자 등과 충분히 협의를 거쳐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