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아이폰 첫 소개, 스티브 잡스도 떨었다

전파 안 잡히고 멀티태스킹 다운되고…

2007년 1월 8일 스티브 잡스의 손에 들려 무대에 등장했던 아이폰에는 몇 가지 트릭이 숨겨져 있었다. 발표 전날까지 소프트웨어 버그도 많았고 시연 중 먹통이 될 위험이 농후했다. 전파감도를 나타내는 신호 세기는 아예 프로그래밍으로 조작해버렸다.

2007년 아이폰 첫 소개, 스티브 잡스도 떨었다

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스티브 잡스 2주기를 맞아 초기 아이폰 개발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폰 발표 전 비화를 소개했다. 이들에 따르면 아이폰 발표일 전까지 아이폰 내 와이파이 라디오 소프트웨어는 안정되지 않았다. 덕분에 다음날 스티브 잡스가 손에 들고 접속 시연을 해보일 때 문제가 생길까봐 발표 무대에서 와이어를 모두 치워버렸다.

또 당일 이벤트를 위해 AT&T의 이동형 기지국도 빌려 왔다. 그럼에도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손에 들려 소개될 아이폰에 대해 전파 감도와 상관없이 안테나의 바 5개가 모두 다 켜지도록 프로그래밍했다. 당시 아이폰의 무선 주파수 라디오 개발을 책임졌던 앤디 그리그논(Andy Grignon) 수석 엔지니어는 “접속이 되지 않거나 재시작될 가능성이 있었고 그런 모습을 관중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5개의 바를 항상 보이도록 하드 코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걱정은 무대에서 멀티태스킹 시연이었다. 당시 아이폰의 메모리는 128MB에 불과했고 멀티태스킹을 수행하는 중에 구동이 중단될 가능성이 농후했다.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스티브 잡스는 여분의 아이폰들을 무대 위에 갖고 올라갔다.

지금으로서는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발표 직전까지 소프트웨어는 버그투성이었고 심지어 노래 한 곡, 동영상 하나가 제대로 한 번에 실행되지 않았다. 이메일을 보내고 인터넷을 서핑하면 제대로 작동했지만 순서를 바꾸면 문제가 생길 때도 있었다. 스티브 잡스에게 과제는 발표 당일 유연하게 구동되는 아이폰을 소개하고, 발표 후 출시되기까지 6개월 동안 이 모든 버그를 다 해결하는 것이었다.

보안도 철저했다. 애플은 심지어 부품 협력사에게도 주문한 부품이 어떤 제품에 사용되는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아이폰용 와이파이칩을 공급한 마블은 자사가 새 아이팟에 들어가는 부품을 공급한다고 생각했다. 가짜 설계도들로 교란시키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트렌드팀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