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가 과학기술과 ICT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국민 참여가 떨어진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기존 산업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익숙한` 창조경제로 시야를 넓히라는 주문이다.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장은 9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열린 `1회 지식재산포럼 간담회`에서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ICT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것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것만이 창조경제를 실현시킬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라는 주문이다. 관련기사 11면
윤 위원장이 평가한 창조경제는 개념 정리부터 불명확하게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처마다, 사람마다 창조경제 방법론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지만 국민이 이해할 명확한 정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전쟁에 나가더라도 구체적인 전략이 없으면 승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이 강조한 창조경제는 `고부가가치 실현`이다. 첨단 기술만이 창조경제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신발·의류 등은 창조경제 산업 분야에서 뒤처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 경쟁력을 갖추고 명품에 성공한 것은 스마트폰처럼 기술 집약 제품이 아니라 전통산업에 속하는 제품이다. 윤 위원장은 “첨단에 집착하지 않고 기존 산업의 부가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옷이나 시계를 만드는 기술보다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품화를 위해서는 특허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상표·디자인에서 차세대 동력을 찾아야 한다. 윤 위원장은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첨단 제품 개발이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다고 믿지만 일반 국민에게는 쉽게 와 닿지 않는다”며 “상표·디자인 등 체감할 수 있는 지식재산(IP)이 창조경제 성공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식재산포럼이 주최하고 전자신문이 후원한 간담회는 윤 위원장과 함께 김명신 지식재산포럼 회장, 강순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대표, 박재근 한양대 공대 교수, 백만기 지식재산서비스협회장, 신경섭 KAIST 교수, 심영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선희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희 녹색삶지식경제연구원 이사장, 홍국선 서울대 기술지주회사 대표 등이 참석해 `창조경제와 지식재산정책`을 놓고 열띤 논의를 벌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