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조립하는 새로운 나노 및 마이크로 물질 합성법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오세정) `복잡계자기조립연구단(단장 김기문 포스텍 교수)`은 성우경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와 이지영 포스텍 연구원(제1저자)이 공동으로 첨가제나 주형을 사용하지 않고도 속이 빈 마이크로 도넛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5일 밝혔다.
마이크로 도넛은 지름이 0.7~2.7㎛에 단면 너비가 40~80㎚다. 내부가 빈 초소형 도넛 모양의 고분자 물질이다.
연구진은 꼭짓점에 끈끈이를 가지고 있는 직사각형 모양의 안트라히드로퀴논 분자를 연결분자와 함께 용매에 녹인 후 자외선을 쪼여주는 방법으로 속빈 마이크로 도넛을 제조했다.
직사각형 분자들은 스스로 연결돼 얇은 타원형의 고분자 조각을 형성하고 이것들이 한쪽 방향으로 말려서 나노튜브가 만들어진 뒤, 나노튜브가 길게 자라나다가 마침내 끝과 끝이 만나 속이 빈 마이크로 도넛을 이루게 된다.
마이크로 도넛 내부에 다른 분자를 담아놓거나 배출할 수 있어 약물 전달체나 촉매 등으로의 응용이 가능하다.
김기문 단장은 “기존에는 불가능해보였던 비가역적 공유결합을 통한 자기조립현상으로 원하는 구조체를 합성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보다 다양하고 안정한 나노 및 마이크로 구조체를 손쉽게 합성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 2월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될 예정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