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5 프리미엄 모델이 메탈 케이스와 플라스틱·복합소재 등을 함께 채용해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구현한다. 메탈 케이스를 장착하되 무게가 늘어나는 것을 최소화하고, 플라스틱과 복합소재로 설계해 바닥에 떨어뜨릴 경우 충격을 최대한 분산하도록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에 비해 유일한 약점으로 꼽힌 메탈 케이스 기술을 확보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디자인 경쟁력도 한 층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5 프리미엄 모델에 스테인리스(SUS) 바디와 플라스틱 사출물을 붙인 디자인을 채택했다. 배터리 케이스는 금속 재질 느낌이 나는 플라스틱 케이스를 쓸 것으로 보인다.
스테인리스는 내식성이 우수하고 흠집에도 강하지만, 무거운 게 단점이다. 스테인리스와 플라스틱 사출물을 함께 써 중량을 줄인 이유다.
당초 갤럭시S5 프리미엄 모델에는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 소재가 쓰일 것으로 예상됐다. 일부 협력사가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 케이스를 만들 수 있는 설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메탈 케이스 공급망(SCM)이 아직 취약한 탓에 당분간 중국·대만 업체를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테인리스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디자인과 소재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메탈 케이스로도 충분히 경박단소화된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메탈 케이스를 채택하면서 일부 외신은 갤럭시S5도 아이폰처럼 배터리 일체형 방식으로 출시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플라스틱과 복합소재를 써 착탈식 배터리를 구현했다. 아이폰을 압도하는 편리성과 디자인을 동시에 구현하겠다는 뜻이다.
스테인리스 케이스를 중국·대만 협력사로부터 조달한 것은 그 만큼 갤럭시S5 프리미엄 모델 개발 기한이 촉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5 프리미엄 모델 개발 초기 단계부터 캐처테크놀로지 등 중국·대만 메탈 가공 업체들과 접촉하면서 샘플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다만 후속 모델에는 스테인리스 외 마그네슘·알루미늄 같은 소재가 쓰일 가능성이 크다. 스테인리스는 가볍게 만들기 어려운 데다 주로 중국·대만 기업들이 생산 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소재 종속 위험도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후속 모델을 타깃으로 다이아몬드 입자를 나노 수준으로 금속 표면에 입혀 내식성 및 강도를 높일 수 있는 메탈 케이스 기술을 개발 중이다. 탄소를 고온·고압에 노출하면 다이아몬드 수준의 단단한 나노 결정을 얻을 수 있는데, 이를 금속 표면에 도포하거나 페인트로 만들어 도장 처리할 수도 있다. 러시아 국방부가 우주항공 용도로 개발한 기술에서 착안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이아몬드 코팅 기술로 양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며 “아직 스마트폰에 적용하기에는 기술 수준이 불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