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투입된 KT BIT, 부실 논란 `일파만파`…프로젝트 관리소홀 문제

1조원이 투입된 KT BIT(Business & Information system Transformation) 프로젝트의 부실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당초 유선과 무선시스템을 통합, 하나의 신시스템으로 대체하기로 한 프로젝트가 핵심시스템의 기능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 정상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KT 내부 프로젝트 관리 소홀이 이번 부실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16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KT가 우리나라 역대 정보화사업 중 최대 규모인 1조원을 투입한 BIT 프로젝트 중 핵심 시스템인 영업지원시스템(BSS)이 계획했던 것보다 지나치게 협소한 범위만 개발돼 기존 시스템을 대체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다. 개별 운영하는 유선과 무선영업시스템 통합은 올해 말까지도 어려울 전망이다.

가장 큰 문제는 지난해 9월 가동한 BSS시스템의 기능 구현이다. 이 시스템은 초기 설계한 것과 달리 일부 상품과 콜센터 영역만 개발됐다. 유무선통합 등 다양한 결합상품 처리와 빌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노후화된 기존 유선시스템인 `ICIS`와 무선시스템인 `엔스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개별 과제로 구축된 신시스템들이 상호 간에 연동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업계 한 관계자는 “KT가 BIT 내 사업을 모두 쪼개서 계약, 이행을 했기 때문에 각 시스템 개발업체 간 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시스템 간 연동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가동한 일부 시스템에 대한 내부 사용자 불만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번 KT BIT 프로젝트 부실 원인으로는 초대형 프로젝트임에도 불구, 프로젝트관리조직(PMO)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KT는 사업계약 당시 모든 사업을 각기 개별 사업자와 계약,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했다. 전체 PMO는 KT 스스로가 담당했다. 그러나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대규모 프로젝트 수행경험 부족과 현업 부서와의 마찰 등으로 적절한 PMO 수행이 어려웠다.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IT 프로젝트의 기본인 PMO를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은 게 실패 원인”이라며 “단지 PMO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끼려다 프로젝트를 부실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KT는 일부만 개발된 BSS에 대한 추가 진단을 실시, 후속 프로젝트 진행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는 500억원의 예산을 편성, 현 상태 진단을 실시해 시스템을 폐기할지, 보완 프로젝트를 진행할지 결정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통신IT 한 전문가는 “KT로서 가장 시급한 것은 통신IT를 잘 아는 사람이 빨리 투입돼 프로젝트를 보완, 마무리하는 것”이라며 “앞서 구축한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 보완하는 것이 해답”이라고 제시했다. 구축한 시스템을 버리고 다시 구축하는 것은 지나친 비용낭비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KT는 전사자원관리(ERP),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데이터웨어하우스(DW), 서비스플랫폼(SDP), CMS(콘텐츠관리시스템) 등에 이어 내년 2월 운영지원시스템(OSS)도 무리 없이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SS는 기존 시스템의 상품과 고객에 대한 오더 관리를 신시스템으로 단계적 이관, 연말 완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BSS의 유무선 통합고객정보조회, 고객관계관리(CRM), 캠페인, 인터넷 등 일부 상품 주문관리는 지난해 9월 가동했다”며 “이후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확대, 편의성 향상 차원에서 보완 요청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BSS의 기능은 이미 모두 구축 완료된 상태에서 적용만 단계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추가 프로젝트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