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9>사업은 쉽다

[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9>사업은 쉽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자연의 법칙이다. 만고불변의 진리다. 물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를 것을 기대하며 산꼭대기에 수력발전소를 지으려는 사람은 없다. 경영의 원리도 자연법칙과 같은 일정한 원리가 있다. 아쉽게도 이런 원리를 알지 못하고 배를 끌고 산을 오르며 사업이 어렵다고 부르짖는 창업가들도 상당수다.

사업은 쉽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줄기를 찾고 거기에 배를 띄우면 된다. 노를 젓지 않아도 엔진을 달지 않아도 배는 전진한다. 낙차가 큰 곳을 만나면 성공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현기증이 날 정도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뜨면 정상에 서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 무슨 염장질이냐`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원리일수록 쉽고 간단하다. 누구나 아는 뻔한 얘기다.

물줄기는 고객이 가치를 높이 여기는 것들의 흐름이다. 고객의 불편함, 고통과 편리함 사이의 격차다. 비용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까지의 낙차다. 시간의 격차다. 이들 격차로 인해 만들어진 물줄기다.

문제를 해결하거나, 비싼 것을 더 싸게 만들거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만들면 물은 흐른다. 사업이라는 배가 움직인다. 고객은 스스로 자기 돈을 내고 나의 해결책, 즉 가치를 산다. 할인도 없는데 신제품을 먼저 사기 위해 가게 앞에서 밤을 새운다. 동창회 명부를 뒤져 전화하고 밥을 사며 부탁해야만 제품을 팔 수 있는 사업과는 근원적으로 다르다. 사업과 장사의 차이다.

스타트업 사업 모델은 낙차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를 찾는 탐색활동(searching)이라고 했다. 나의 신념을 관철시키거나 내 능력을 입증하는 활동과는 다르다. 고객에게 가치를 평가받는 것을 찾고 만들지 않으면 사업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끈질기게 탐색하는 창업가가 흐르는 물줄기를 찾는다.

내 힘으로 자연법칙을 거스를 수 있다며 사업이라는 배를 끌고 끙끙대며 산을 오를 수도 있다. 그것은 천기(天氣)를 거스르는 일이다.

고객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기존 해결책보다 좋은 해결책을 제시하면 사업은 순항한다. 이것이 바로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이다.

사업은 쉽다. 강물에 배를 띄워라!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