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모델을 정의할 때 꼭 질문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이다. 분명한 나의 정체성이 없으면 시류와 유행에 따라 흔들리고, 매출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며, 경쟁의 압박에 타협하면서 끈 떨어진 연처럼 표류하다가 길을 잃게 된다. 이런 외부적 요인뿐 아니라 연속되는 수많은 의사 결정의 갈림길을 만나 갈지자로 걸으며 효과적인 경영을 하지 못한다.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 창업가 내면의 신념, 직원들의 열망, 우리 제품 자체에 집중하면 답이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눈을 내부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외부에서 우리를 바라봐야 한다.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지 정의하고 그들의 관점에서 우리 사업이 그들에게 무슨 의미인지 정의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이 `특정한 문제를 가진 특정한 고객`의 문제를 해결 하는 것이 아니라면 창업가는 도대체 왜 이 일을 하는가. 사업가는 예술가와 다르다. 예술가는 자신의 내면의 정신과 욕구와 예술성에 집중한다면, 사업가는 외부의 고객의 문제해결에 집중하는 사람이다.
30대 기혼 여성, 국민의 5%, 전자상거래 시장, 스마트폰 사용자 10%같은 집단은 논문에는 쓸 수 있겠지만 비즈니스모델의 고객집단은 아니다. `살아 있고, 이름을 부를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람들로 정의해야 한다. 내친구 미정이, 고교동창 길동이, 마흔살 노처녀 우리 이모 같이 고객을 정의해 보자. 그들의 생활속 문제점과 필요를 꺼낼 수 있는가? 생각을 이야기하면 그들이 `맞다 맞아, 나도 그런 경험이 있어`라며 공감하는가. 관념과 통계, 논리로 정의한 문제점은 상상의 진술이거나 학술 논문이다. 비즈니스모델은 아니다.
패션, 전자상거래, 모바일 광고시장처럼 큰 단위 시장 전체를 고객으로 규정하는 실수를 자주 한다. 시장이 우리 제품을 사지 않는다. 구체적인 문제를 가진 구체적인 고객이 산다. 지금은 작게 보이지만 이 구체적인 집단이 바로 내 비즈니스모델의 고객이다.
그들의 눈으로 우리 사업이 무엇인지 정의하자. 그 작은 집단의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면 충성도가 높은 핵심 고객층이 생긴다. 여기서 사업이 시작된다.
결국 사업은 고객 만족 그 자체다.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