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직각으로 구부릴 수 있는 태블릿PC를 개발했다. 곡면으로 휜 디스플레이보다 한 단계 진화한 구부리는(벤더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이다. 벤더블 태블릿PC는 마치 노트북처럼 화면을 세워 사용할 수 있는 등 사용자 편의성을 한층 높여줄 전망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4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에서 직각으로 구부러지는 태블릿PC를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로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을 창출한 데 이어 ‘벤더블 태블릿PC’도 퍼스트 무버 혁신 제품으로 키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MWC에서 직각까지 구부릴 수 있는 태블릿을 공개한다”면서 “일반에 공개할 확률은 낮고, VIP와 업계 주요 인사에게만 비공개 전시를 통해 제한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선보일 제품은 90도까지 자유롭게 구부렸다 펼 수 있는 제품으로 알려졌다. 최대 직각까지 구부리기 때문에 태블릿PC를 마치 노트북처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제품에 적용된 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단계를 넘어 자유롭게 굽혔다 폈다 하는 혁신적 벤더블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혁신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9월 ‘휴대 멀티미디어 단말기(Portable Multimedia Terminal)’라는 이름의 디자인 특허를 미국 특허청(USPTO)에 출원했고, 지난해 말 최종 등록됐다. 이 특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태블릿PC를 책이나 노트북처럼 접을 수 있는 제품 디자인에 관한 것이다.
또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4’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5년에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직각으로 접히는 디스플레이를 개발한 것을 넘어 태블릿PC에 적용한 제품을 만든 것만으로도 깜짝 놀랄 만한 성과”라며 “삼성전자가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이를 적용한 제품 개발에서 앞서 가면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고 혁신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권건호·김시소·황태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