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3이 끝난 이후 MWC 2014가 열리기 이전 1년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는 굵직한 제휴가 잇따랐다. 삼성전자와 구글·시스코의 특허 제휴, SK텔레콤과 반도체 설계업체 ARM의 공동 연구, 퀄컴 주도로 LG전자·파나소닉·하이얼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올신 얼라이언스(Allseen Alliance)’의 결성 등이다.
이들 기업 간 제휴는 ‘사물인터넷(IoT)’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특허 공유는 자체 IoT 플랫폼 ‘SAMI’ 프로젝트 출범 후 이뤄졌고, 시스코와 구글은 각각 IoT 관련 솔루션과 소프트웨어서 최강자로 거론되는 기업이다. SK텔레콤과 ARM의 맞손은 통신과 반도체 기술을 결합한 IoT 플랫폼 개발이 목표다. 올신 얼라이언스 역시 IoT 기술 개발을 위한 모임이다.
MWC 2014에서는 ‘차세대 연결성(Next Connectivity)’의 핵심으로 꼽히는 IoT와 관련한 기술과 제품들이 넘쳐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2~3년 전부터 IoT는 MWC의 뜨거운 화두이긴 했지만, ‘미래의 서비스’로서 IoT를 얘기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IoT는 필드테스트 단계가 아니다”는 위르겐 하세 도이치텔레콤 부회장의 말처럼 이번 MWC에서는 올해 당장 상용화·출시되는 기술과 서비스가 다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농업 생산성 증대를 추구하는 SK텔레콤의 ‘스마트팜’이나 차량 내 센서로부터 운전정보를 받아 보험료를 결정하는 텔레포니카의 서비스처럼 비즈니스용 IoT에서부터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나 ‘스마트 홈’ 등 가구 단위, 바이탈리티의 스마트 약병 ‘글로우캡’과 같은 개인용 서비스까지 다양한 IoT 상품이 선보인다. 또 이러한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칩세트·장비·솔루션 역시 주목받을 전망이다.
MWC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야 하는 통신 업계 입장에서는 더이상 스마트폰만 바라보지 않아도 되는 거대한 신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이 때문에 “더이상 스마트폰이 MWC의 주인공이 아니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스마트폰은 여전히 무선인터넷의 핵심 기기지만 그보다 많은 수의 우리를 둘러싼 모든 기기도 점차 역할을 나눠 가지게 된다는 의미다.
MWC 행사를 주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의 양현미 최고전략책임자는 “모든 기기·설비가 무선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는 세상이 왔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