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SK가 도시가스 인프라에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적용한 신규 사업에 나섰다. 스마트그리드 기술이 기존 전력망이 아닌 도시가스 분야에 적용되는 것은 처음으로 연간 1000억원 안팎의 신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됐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와 SK 계열사 에이엔티에스는 도시가스 이용 효율을 유도하면서 절감된 가스요금을 가정·상업 등 수용가와 공유하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은 스마트그리드 원격검침인프라(AMI) 기술을 활용해 도시가스 사용자에게 추가 비용 없이 요금할인과 실시간 가스사용량 점검서비스를 제공한다. 효율적 가스배관망 설치와 공급을 유도하는 원격검침도 포함된다.
특히 사용량 측정을 위한 고정밀 장치를 무상으로 공급하는 게 이 사업의 핵심이다. 도시가스 미터는 온도와 압력에 의해 가스 사용량을 측정해 외부 온도변화에 따라 실사용량보다 많은 수치가 미터에 표시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온압보정기는 과다요금 지불을 피하기 위해 0도, 1기압 기준으로 온도와 압력을 보정, 정확한 측정을 돕는다. 업체들은 수용가에 이 설비를 무료로 설치하는 대신 절감한 비용의 약 50%를 업체와 공유한다.
국내 도시가스 인프라를 활용한 스마트그리드 시장규모는 연간 1000억원 안팎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KT는 이달 학교·대형식당 등 도시가스 이용 상업시설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서비스 가격 등 사업 모델을 확정할 방침이다. KT는 상업용 도시가스 계량기에 M2M(사물지능통신) 모뎀을 장착한 온압보정기를 설치, 원격 검침할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M2M과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이용해 도시가스 사용량을 실시간 파악해 효과적 가스배관망 설치와 안정적 공급을 지원하는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한국에센에스·타이드 등과 협력해 시범사업 후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이엔티에스는 오는 6월부터 도시가스용 미터를 의무 교체하는 160만가구 아파트를 대상으로 영업을 시작한다. 사업 확대시점에 맞춰 전담조직도 꾸릴 계획이다. 에이엔티에스는 아파트 가정의 다용도실에 설치된 도시가스 미터기에 통신 모듈을 부착,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일괄 처리하는 관리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