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23>가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환경 보존, 공정 무역, 가난한 사람과 약자 돕기, 공유 경제 등은 분명히 가치 있는 것들이다. 이들만이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이런 것이 다른 것보다 더 우월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협소한 관점이다. 이웃의 작은 시간, 돈, 편리, 즐거움, 평안, 기쁨, 만족 등도 역시 가치 있고, 창업가가 더 주목하고 창조해야 하는 가치다. 어느 것이 다른 것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다. 가난한 사람을 돕는 돈과 낮은 가격의 제품을 만들어 고객을 절약하도록 도와 남긴 돈은 둘 다 ‘착한 돈’이다.

창업가는 원가를 낮춤으로써 고객에게 돈을 창조해 제공하고, 시간을 절약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에게 시간을 창조해 선물하고, 편리함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없었던 정신적 여유를 만들어 주는 사람이다. 가치를 창조해 고객에게 선물하는 산타클로스다. 산타클로스는 보따리에 선물을 담아 루돌프를 타고 오지만, 창업가는 제품 속에 선물을 담아 고객에게 간다.

전자상거래와 전자지불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면, 고객은 백화점에 가지 않아도 쇼핑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 절약과 편리함이라는 창조적 선물도 함께 받는다. 1000만 명이 월 1회의 인터넷 쇼핑으로 한 시간을 절약한다고 하면, 이전에 없었던 1000만 시간이 매달 새롭게 창조된다. 창업가들은 무에서 유의 가치를 창조하는 창조자다.

가치는 거창하고 모호한 것이 아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잠금화면 뒤에 있어 실행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사진 앱을 찾아 구동하느라 사진 찍을 순간을 놓쳐 아쉬울 때가 많았다. iOS 5.1로 업그레이드된 아이폰은 잠금화면에서 원터치로 바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 기능을 만나고 나는 “와우!” 하고 소리쳤다.

스타트업이 추구해야 하는 가치는 바로 이런 사소하지만 분명하고 구체적인 것이어야 한다. 거창한 IT산업의 개혁이나 생태계 조성은 정치인과 공공부문이 담당할 가치다. 창업가가의 몫은 아니다.

직접 경기를 하며, 무릎이 까지고, 숨이 턱까지 차고, 하늘이 노랗게 보여도 창업가를 뛰게 만드는 것은 바로 가치를 창조해 이웃에게 선물하는 기쁨 때문이다.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